제목 | 뭐, 그까짓 거 몇 푼 되나요. - 주상배 안드레아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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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3-19 | 조회수1,443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뭐, 그까짓 거 몇 푼 되나요.
신부님, 저, 책 좀 보고 왔습니다. 그런 것도 고해성사 봐야 되나요?
아니, 뭐, 책 좀 본 게 무슨 죄가 됩니까? 고해성사를 다 보게.
아니 그런 게 아니고요,
그런 게 아니면? 뭔가 켕기는 데가 따로 있으신가보군^^*
그냥 책이 아니고요 저어~
으음~ 알아들었어요. 무슨 말씀인지 아마 재밌는(?)그림책을 보셨나보군, 맞죠? 그런 거 혼자 보면 안 되는데… ㅎㅎㅎ^^*
아니 그게 아니고요 철학이랍니다.
철학? 어휴, 그런 딱딱한 책을 읽으셨어? 하긴 날씨 더울 땐 이열치열이라고 그런 어려운 책을 땀 흘려가며 읽는 맛이 또 따로 있긴 하지 그런데 그게 어때서요?
아니, 저, 그러니까 신부님, 그 책이라는 게 이를테면 점 비슷한 거지요
점 비슷한 거? 무슨 사주팔자 비스므레한거 말이요?
예, 맞습니다.
아, 그런거라면 물론 고해성사를 봐야지요. 그럼, 고해소로 갑시다.
그런데 , 내 궁금해서 하나 묻는 건데 그런 거 한번 보려면 돈을 얼마나 줘야 되요?
뭐, 그까짓 거 몇 푼 되나요. 얼마 안 듭니다.
그래요? 몇 푼 안 된다?
그래도 유명한 거에 비하면 이번엔 싸게 들었습니다.
이번엔 싸다는 걸 보면 처음이 아니고 단골손님이시구먼, 그래서 할인도 받으셨구나.
한 오천 원 정도 들었어요? 아니요.
그럼 만원? 아니요. 그보다는 조금 더 줬습니다.
그럼 이 만원? 아니요.
아휴, 답답해라. 근데 왜 그렇게 뜸을 들이슈. 날도 후덥지근한데 참, 삼 만원 줬습니다.
아, 진작 그러지 그 한마디가 그렇게 힘드슈? 싸게 안 했으면 오만 원 이상은 줘야겠네요?
예, 그렇습니다.
뭐 부르기 나름인데 부적 하나에 십만원 삼십만원 짜리도 있고 그렇습니다.
뭐가 그렇게 많아 거, 웬만한 사장님들 보다 낳군 그런데 형제님은 교무금을 얼마씩 내고 계셔요?
집사람이 내고 있는데요. 아마 한 달에 돈 만원씩은 내고 있는 줄 압니다.
그래요? 만원이라… 하느님은 더 유명하시니까 더 싼가 보죠?^^*
뭐, 먹고살기 힘들어서요.
꼬박 꼬박 내고 계시긴 한가요?
아니 좀 밀린 모양이던데요. 연말에 가서 형편 닿으면 다 내도록 하겠습니다.
형편 닿으면?
형제님! 점보는 것은 바람피우는 것과 같아서 하느님을 몹시 화나고 슬프게 만들어 드리지요. 그래가지고야 어떻게 그분께 축복 받겠어요?
그리고 교무금도 그래요
농부가 배가 고프다고 씨앗을 다 먹어 버리면 농사를 지을 수 없어 결국 굶어 죽고
아깝지만 기쁜 마음으로 일부를 남겨 땅에 돌려주면 많은 열매를 맺어 그에게 풍요로움을 되돌려 주듯이
다소 어렵고 힘이 들더라도 하느님께 받은 일부를 그분의 밭에 다시 심을 때 많은 열매를 맺어 우리에게 반드시 되돌려 주신답니다.
형제님도 물론 하느님께 축복 받기를 원하시죠?
그런데 정작 비싼 점값은 형제님이 직접 내시면서 그것도 싸다고 즐거워하시고 점값 보다 싼 교무금은 관심도 별로라 부인이 내게 하시고 그 액수가 얼만지도 잘 모르고 또 밀려 있다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그래선 안 되겠지요?그리고 이젠 점쟁이단골이 아니라 하느님 단골이 되셔야겠지요. 그렇죠?
" 형제 , 자매 여러분 사랑합니다. 즐거운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 "
† 주상배 안드레아 광장동 주임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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