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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서 해석?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6 조회수877 추천수13 반대(0) 신고

 

 

 

사순 4주간 목요일 - 성서 해석?

 

꿀이 귀하던 시절 한 노인은 우연히 산속을 지나다 꿀을 발견하였습니다. 손으로 한 움큼을 떠서 입에 넣었습니다. 처음으로 맛보는 그 꿀맛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마을로 돌아왔고 다시 그 곳을 찾으려했지만 더 이상 산을 오를 힘도 없는데다 또 사람들과 함께 갈 때는 좀처럼 꿀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꿀을 맛보았다면 자신들도 한 번 맛보게 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느낀 것을 그들도 느끼게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노인은 자신이 갔던 산 어딘가에는 또 다른 꿀이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제 이 세상을 떠나야 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음도 직감하였습니다.

결국 그 노인은 죽기 전에 꿀맛을 글로 남겨 놓고 그 꿀이 있는 산에 오르는 법을 적어놓기로 하였습니다. 그것만을 남기고 그 노인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그 노인이 쓴 것을 보고 놀라워했습니다.

“꿀은 마치 투명한 황금처럼 생겼지만 딱딱하지는 않다. 그것을 입에 넣으면 온 입 안에 이루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퍼지며 세상의 쓴 걱정을 잊게 만든다. 이 꿀을 먹으려면 산을 오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믿고 오르라. 그러면 그 맛을 발견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신기한 것이 있는 줄도 몰랐지만 그렇게 쓰여 있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학이 발전하였고 그 마을 사람들은 ‘도대체 이 노인이 말한 꿀이란 무엇일까?’를 놓고 학술 연구회도 하고 수많은 이론들을 내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런 것이 있는지를 놓고 죽음을 각오하고 그 험한 산을 오르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꿀에 대한 수많은 책이 나왔고 박사들이 생겨났지만 그들 중엔 정작 꿀을 직접 맛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성경을 공부할 때 느꼈던 것을 적은 것입니다. 왠지 성경공부란 것이 직접 그 맛을 보게 하지는 못하고 겉핥기만 하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머리가 빠져가며 히브리어, 희랍어 단어를 외우고 성경 주석하는 법도 배우고 논문도 썼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리고는 성경을 전공하는 분들과 많은 트러블이 있어야 했습니다. 저는 공부보다는 믿음을 강조했고 그들은 성경 말씀을 파고듦으로써 믿음도 생길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물론 성경을 파고들면 믿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믿음을 잃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경을 읽어서 믿음이 생긴다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성경만 읽게 하면 될 것입니다. 사실 그렇게 믿어보려고 성경을 집어 들었다가 황당한 이야기들에 성경을 집어던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구약엔 신약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예수님은 엠마우스로 가는 제자들에게 모세와 예언서들을 설명해 주시며 메시아가 어떻게 죽어서 3일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 말씀은 이미 구약에 당신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바오로는 당대 최고 학자인 가말리엘의 제자였습니다. 성경을 좔좔 외우는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믿음의 눈이 없었기에 성경 말씀에서 그리스도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만나고 아나니아로부터 안수를 받고 눈에서 비늘이 떨어져나간 이후에는 구약에서 신약의 모습을 발견해냅니다. 성령님만이 믿음을 줄 수 있고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자칫 잘못된 성경공부는 교만만 키울 수 있습니다. 성경박사들보다 공부도 못한 성인들이 성경을 더 잘 이해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그 안에 성령님이 충만하여 볼 수 있는 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학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질타하십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 너희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한 번도 없고, 그분의 모습을 본 적도 없다. 너희는 또 그분의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지 않기 때문이다. ...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 너희가 모세를 믿었더라면 나를 믿었을 것이다. 그가 나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희가 그의 글을 믿지 않는다면 나의 말을 어떻게 믿겠느냐?”

믿음은 체험하게 합니다. 그저 공부만 해서 많이 안다고 말씀을 체험한 것은 아닙니다. 체험되지 않는 연구는 꿀을 맛보지 않고 그것에 대해 연구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먼저 믿음으로 말씀을 믿고 살아 그 말씀을 삶으로 체험하여 깨닫도록 합시다.

 

비디오테이프의 필름을 빼서 눈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비디오 플레이어에 넣으면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성경은 바로 이 비디오테이프와 같고 믿음은 바로 비디오 플레이어와 같습니다. 배우려고 하기 전에 먼저 믿으려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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