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김 추기경님의 영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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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웅열 | 작성일2009-03-26 | 조회수538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김 추기경님의 영성 - ①
1) 박학한 무지의 영성.
1400년대 독일의 추기경 쿠자누스는 ‘박학(博學)한 무지(無知)’를 말했다.
즉,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바로 진정으로 완전한 앎이라고 말했다.
神의 섭리(攝理)를 속속들이 안다고 한다면 그것은 실상은 모르는 것이며,
神의 섭리가 너무나 깊어 모른다고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 진정으로 神의 섭리를 안다는 것이다.
600년 후 한국의 추기경이 이 박학(博學)한 무지(無知)를 살다가 갔다.
김 수 환 추기경은 神 앞에서 스스로의 불완전함을 자주 말하곤 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만나는데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하느님을 찾기 위해 무척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참으로 아주 먼 곳에 계셨습니다.”
김 추기경은 피정 등을 통해 하느님을 추구하면서 정작 자신은 하느님과 가까이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쿠자누스 추기경에 의하면 이러한 김 추기경의 신앙이야 말로 진정으로 신의 뜻에 가까이 다가가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신의 경지를 파악할 수 없기에 한없이 감사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나약한 인간이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신의 그림자를 닮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의 목숨까지 바치시고 십자가상에 피를 흘리셨습니다.
여러분이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십시오.
거기서 결론적으로 발견하는 것은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입니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신앙대학 강좌 1980년 3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나’라고 하는 존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만큼 귀한 존재이기에 어찌 ‘나’를 사랑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추기경의 ‘나’ 사랑은 오직 ‘나’만을 위한 이기적 자애심과는 다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이유가 나 자신이 잘난 데 있지 않고 오히려 전적으로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그 이유에 있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이 생각한 하느님은 나를 비롯한 세상 모두의 ‘나’들을 사랑하신다.
그래서 김 추기경에게 있어서 하느님은 ‘나’를 사랑하시고 ‘너’를 사랑하시고 ‘그’를 사랑하시고 ‘저’를 사랑하시는 존재다.
여기서 사랑의 당위성이 나온다. 여기서 김 추기경의 신앙 경지가 엿보인다.
(가톨릭 신문 2009년 3월 1일)
오늘의 묵상:
성경의 어느 구절에 ‘지금은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때에는 확실히 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세상은 하느님의 지혜를 보면서도 자기의 지혜로는,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1코린1,21)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외적 인간은 쇠퇴해 가더라도 우리의 내적 인간은 나날이 새로워집니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우리가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은 잠시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합니다.”(2코린4,16-18)
김 수 환 추기경님이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사셨던 삶과 행적 그리고 말씀들이 아마도 이 땅에 살게 될 후손들에게 영구히 전해 질 것입니다.
마치 2천 년 전에 하느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사시면서,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라고 하셨던 예수님처럼 사시다 가신 김 추기경님을 추모하게 될 것입니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
믿음으로써,
우리는 세상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마련되었음을,
따라서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에서 나왔음을 깨닫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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