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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수사님의 성소 이야기] 나를 이끄신 하느님 1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7 조회수860 추천수9 반대(0) 신고
 

[요셉 수사님의 성소 이야기] 나를 이끄신 하느님 1

 

그런데 제가 영세한 이야기가 좀 재미가 있습니다. 제가 그 당시 군대생활 중에 몇 달간 다른 부대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본대로 돌아와 보니 제가 없는 사이에 우리 부대에 어떤 수녀님이 매주 나오셔서 장병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저의 가족 중에서 어머니가  저의 어릴 때부터 성당을 다니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분위기는 알고 있었고 또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성당에 몇 번 가본 기억이 있었기에 아직 영세는 하지 않은 상태였 만, 마음속에서는 은근히 끌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녀님이 오신다는 그 주말을 기다렸는데, 막상 당일이 되어 집합 장소에 가보니  수녀님은 오시지 않고, 어떤 아저씨(나중에 알고 보니 선교사)가  나와서, 교리는 가르치지 않고 성당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으로 하는 소리가 "여러분은 지금까지 수녀님으로부터 몇 주간 교리를 잘 받아 왔으니, 여러분 중에 영세를 하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어 보세요"  하는 것이었지요.


   저는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무턱 대고 손을 번쩍 들었는데,  손을 든 사람이 저 외에 몇 명 되지 않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마음은 있지만 쉽게 손을 들지 못한 사람도 많았는데, 결국 1주일 후에 그들과 함께 우리는 상급부대인 군단 사령부로 가서 영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1972년 3월 26일,  그해 성지 주일이던 날, 경기도 포천의 어디에 있던 6군단 사령부 연병장에서  2200 명의 동료와 함께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날 예식은 김수환 추기경께서 주례를 하셨는데, 그 외에도 여러 명의 주교님과 100명 이상의 사제가 오셨는데, 모두가 이 거창한 합동 영세식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수천 명의 신자들이 연병장 스탠드가  꽉 찰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오셔서 축하를 해 주셨는데, 이런 일은 교회 역사 이래 드문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날 영세식이 끝나고, 곧 바로 견진 성사가 이어져서 우리는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성세, 성체, 견진 세 가지 성사를 한꺼번에 받았습니다.


   생각 좀 해 보십시오. 정식으로 교리는 한 시간도 받지 않은 제가 교리 마지막 날 가서,  "세례받기를 원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 는 말에 손 한 번 번쩍 든 것으로 이렇게 빨리 영세하고, 견진성사까지 동시에 받은 하느님의 은혜를…


   당시 우리 부대에는 군종 성당이 없어서 매 주일마다 미사는 못하고 한 달에 두 번 정도 멀리 상급부대에서 군종 신부님이 오도바이를 타고 오셔서 부대 내에 있는 개신교 교회 건물에서 미사를 드렸는데,


   미사 때 영성체하는 신자는 저 외에 부대 내 관사에 사시던 연대장 부인 밖에 없었고, 다른 신자들은 대부분 냉담 중이거나  군종과의 강제 소집 명령에 끌려 나온 신병들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군 당국에서는 장병들의 정신 전력 강화를 위해  장병들의 신앙  생활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여서 매일 일석점호가 끝나면 30분 간 내무반에서 종교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대장은 내가 영세한 신자라고 나에게 장병들의 종교 지도를 명령했고,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중에, 내 나름대로 성경을 읽어 주고 해설도 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 중에 나를 따르는 하급자들에게는 내 용돈을 털어 신앙서적을 사 주면서  그들을 이끌었는데, 그해 성탄 때는 그들을 영세 시켜 나는 영세한지 1년도 못 되어 7명의 대자를 두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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