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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날기 위해 기다리다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3-28 조회수553 추천수8 반대(0) 신고

 비가 오락가락하며 흐림과 개임을 반복하는 날들입니다. 비가 그치고난 후에 새들은 유난히 좋아합니다. 더 높은 소리로 지저귀고 가볍고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요. 작은 아이가 어제 "엄마, 새들은 왜 비가 오고 나면 더 좋아해?" 라고 제게 물어 보았어요. "글쎄, 비가 오는 동안에는 하늘을 날아 다니지 못하다가 비가 그치니 다시 하늘을 마음껏 날 수 있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일 것 같고, 두 번째는 비가 오면 땅이 패여 지렁이나 벌레들이 땅 밖으로 나오니 새들의 먹이가 많아져 더 신나는 거 아닐까?" 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오늘도 비가 촉촉히 사실 비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벼운 비가 내립니다. 성당을 가며 안개와도 같은 물기가 내 얼굴에 와 닿으니 이제 주님 맞으러 가자고 잠에서 깨어나라고 하는 듯 합니다 . 새들은 더 바삐 움직이고 낮게 날아 다닙니다. 다른 때와는 달리 나뭇가지나 나뭇잎을 잎에 문 새도 며칠 동안은 눈에 많이 띄었어요. 모아온 나뭇가지로 새봄맞이 집수리를 할 건가 봅니다.

비바람이 불 때 새처럼 우리는 꼼짝없이 날개를 접고 있어야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원해서 비바람이 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비바람은 나를 심하게 흔들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 힘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의 날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냥 접고 맑아질 때를 기다릴 뿐이지요.

화창한 날이 되면 또 다시 날개를 활짝 펴고 풍성해진 먹이를 찾아서 신나게 하늘을 날고 땅 위를 폴짝거리며 뛰어 다니는 새가 될 것입니다.

오늘 화답송인 "주님께서는 마음이 부서진 이들에게 가까이 계시도다."라는 말씀이 오늘따라 마음을 울립니다.

"주님께서는 마음이 부서진 이들에게 가까이 계시고, 넋이 짓밟힌 이들을 구원해 주시도다. 의인의 불행이 많을지라도, 주님께서는 그 모든 것에서 그를 구하시리라."

혹 비바람에 날개가 젖거나 상처가 난 새들에게는 주님은 더 가까이 계십니다. 부디 비바람이 지날 때까지 인내하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예수님께서 고통을 겪으시고 죽음을 이긴 부활로 나아가셨던 것처럼 우리도 그분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주님 당신께서 도와주소서. 당신 앞에 놓인 위험과 고통 그리고 결국엔 십자가의 처참한 죽음이 끝이 아닌 생명을 시작한 길이었듯 우리 앞에 있는 힘든 상황과 죽음도 끝이 아닌 생명을 향한 힘찬 도약의 날개짓이 될 것임을 믿습니다.

당신을 가까이 아니 당신을 내 안에 모시고 성모 어머니의 손을 잡고 당신의 고통을 바라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고통 후엔 당신과 함께 저도 부활하기를 소망해봅니다.

사랑하는 이곳의 모든 분도 남은 사순시기를 주님과 함께 잘 참으며 기다리시길 빕니다. 다함께 부활의 큰 날개짓을 꿈꾸며...

오늘도 주님 안에 행복하세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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