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심각한 윤리 적 문제 중 하나는 ‘죄의 부재’라고 합니다. 죄가 없어서 없는 것이 아니라 죄를 죄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습관으로 천국 가고 습관으로 지옥 간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저에게 이런 버릇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껌을 씹지 않지만, 껌을 씹고는 길을 가다가도 아무 데나 뱉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식했겠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죄의 부재도 이런 식으로 오는 것입니다.
무심코 한 행동이, 아니면 의식했던 행동이 어느 순간 무너지면서 그것은 그럴 수 있는 행동이 되고, 어느 순간에는 아무런 일도 아닌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유다인들에게 깨달음을 주십니다. 그들은 몰랐습니다. 자신들이 죄인임을, 죄의 종임을 몰랐습니다. 예수님의 오늘 말씀은 우리를 향한 말씀이기도 합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죄를 짓고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것이야말로 고칠 수 없는 불치병입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하며, 그분이 바로 예수님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한때 저는 하느님 안에서 자유라는 말을 모토로 삼고 살았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분명 우리는 해야 하며,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유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깨닫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진병섭 신부(광주대교구 해외선교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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