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심으며"
여름방학 손녀가 온다기에
옥수수를 심다
환하게 웃던 그대 보고파
소박한 마음 닮은 배꽃만 보았지
해는
산 넘고
밀려오는 외로움
네 마음대로 하라고 나를 맡겼어
머리는 텅 비고
먹먹한 가슴
온 몸 앞마당 장의자에 밧줄 없이 묶였어
등나무
흑싸리 껍데기 香囊을 짖고
올 여름 더울 거라는 은행나무
옥빛 부채를 내건만
손에서 쪼르르 빠지는 옥수수씨앗
심지 않아도 흙으로
제 집으로
내일은 비가 온대죠
저 잎 푸르면
옥토에 심겨진 나도 푸른 잎 늘이고 성근수염 달 테지
아 아 !
조그만 입술 배시시 웃던 얼굴
네 얼굴
/ 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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