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목자와 양의 비유를 들어 양치는 목자와 양을 훔치기 위해 양 우리에 몰래 들어가는 도둑을 비교하면서 양들이 과연 어느 쪽을 알아보고 따라가는지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청중은 어리석게도 이 비유의 뜻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자세히 풀어서 다시 한 번 설명해 주십니다.(요한 10,`718) 이 말씀을 들은 유다인들이 그제야 반응을 보이는데, 예수님을 마귀 들린 미친 사람으로 치부하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그분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요한 10,19-20) 청중들은 예수께서 하신 말씀의 내용이 아니라 ‘예수가 누구신가?’라는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착한 목자로 계시하십니다. 양과 목자는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더 친밀한 관계를 맺습니다. 양은 목자 없이 제대로 살 수 없습니다. 목자는 양들을 사납고 무서운 이리 떼의 위협에서 보호하고, 푸른 풀밭과 시원한 물가로 인도합니다. 그러기에 양들은 목자의 음성을 기억하고 목자의 지시를 충실하게 따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당신을 믿고, 언제나 당신의 보호와 도우심에 희망을 두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과 당신의 관계를 양 떼와 목자의 관계로 설명한 것은 무엇보다 탁월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착한 목자’는 품삯을 위해 이기적으로 일하는 삯꾼들과는 달리 양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습니다.(10,1112)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착한 목자이신 주님 우리 안의 양으로 예수님의 음성을 알아듣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돌아봅니다. 양 떼가 목자를 떠나 살기 힘들듯, 그리고 문이 열려 있어야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듯이 삶의 중심에 예수님을 두고 있는지 자문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목자로 그리고 우리가 드나드는 문으로 항상 우리 곁에 계시는데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얼마나 주님을 체험하며 살고 있을까요? 혹시 나의 관심과 사랑이 인간적인 것에 얽매여 주님이 아닌 다른 것들이 그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만일 우리의 삶이 그러하다면 착한 목자이며 양들이 드나드는 문인 예수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실 수 있는 은총을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서동원 신부(전주교구 가톨릭 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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