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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5월 19일 야곱의 우물- 요한 16,5-11 묵상/ 두려움의 바다에 나를 더져버리기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19 조회수441 추천수6 반대(0) 신고
두려움의 바다에 나를 던져버리기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나는 나를 보내신 분께 간다. 그런데도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너희 가운데 아무도 없다. 내가 이 말을 하였기 때문에 너희 마음에 근심이 가득 찼다. 그러나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그들이 죄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나를 믿지 않기 때문이고, 그들이 의로움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내가 아버지께 가고 너희가 더 이상 나를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며, 그들이 심판에 관하여 잘못 생각하는 것은 이 세상의 우두머리가 이미 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요한 16,5-11)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성부께로 가신다는 것을 명백히 말씀하시고 제자들은 슬픔과 고통, 비탄과 근심으로 가득 찹니다. 예수님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메시아라는 믿음 하나로 부모도 재산도 사회적 지위도 다 버리고 그분을 따랐는데, 그분이 떠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제자들은 앞으로 어디에 희망을 두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참으로 막막했을 것입니다. 이제까지는 뚜렷한 목표가 있고 든든한 지도자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야 할지 불안과 걱정과 두려움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또 3년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그분과의 작별이 몹시 슬펐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과의 작별이 오히려 이로운 일이라고 말씀하시지만 제자들은 아무리 이롭다 하더라도 그냥 지금 이대로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을 것입니다. 안주하고 싶은 마음, 새로운 무엇을 얻기 위해 손을 펴기보다 지금 가지고 있는 확실한 것을 더 움켜쥐고 싶어하는 제자들의 모습은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저도 수련기 때 이런 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형제들과 원만하게 살기 위해 싫은 것이 있어도 꾹 누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든 것을 모두 밖으로 내놓으라는 권고를 받았을 때 그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해야 내게 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 어려웠고 실제로 그 일을 시작했을 때 우려하던 일이 생겼습니다. 공동체 모두가 나를 미워하고 비난하는 시선을 느끼며 전 형제들과 매일 전쟁을 치루듯 살아야 했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주님께 몇 번이나 그만두게 해주실 것을 청했지만 주님은 침묵뿐이셨고, 저는 그 어려움을 견뎌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또 함께 사는 형제들까지도 성화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을 신뢰하고 자신을 내던지는 이, 주님은 그들을 오늘 제1독서에 등장하는 바오로와 실라스처럼 구원해 주실 뿐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들까지 구원하십니다. 오늘도 그분만 믿고 눈 딱 감고 뛰어드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김태훈 신부(성바오로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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