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가시는 임이여"
흐르는 강물에 발 담그고
산을 따라 떠나는 뭉게구름 따라
찔레꽃 산산이 흩어집니다.
소쩍새 구슬픈 울음 따라
고달픈 어느 하루는
오월의 장미만 붉었습니다.
가시는 차라리 정겨웠는데
꿋꿋한 지조 꾸밈없는 임의 향기였는데
애달픈 후회만 한 짐 지우시는지
불 없이도 끓어오르는 이 분노
생소한 부엉이 바위라니
청천에 날벼락 한 아름 흩뿌리시나요.
몇 날을 슬픔으로 허물어지다가
남기신 파편 주어보면서
천년의 기약은 혼절할 아픔만 삼켜옵니다
가시는 구비마다
임이 펼쳐주신 지순한 순결을
국화 한 송이로 대신하오니
미련하고 못난 백성 가엾이 보시고
해마다 겨레위에 다시 오시어
잊어도 오월만은 잊지 말자며 두 손 가만히 잡아주소서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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