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5.28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사도22,30;23,6-11 요한17,20-26
"공동체의 일치"
혼자서는 살 수도 없고 사람이 될 수도 없습니다.
어렵고 힘들어도 공동체의 건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누구나 몸담아 뿌리내리고 있는
소중한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알게 모르게 여기 수도공동체에 뿌리내리고 있는지요.
잠시 여기 수도공동체를 떠나 있는
우리 수도 형제들이 마음 놓고 떠나 있을 수 있는 것도
언젠가 돌아 올
여기 튼튼한 수도공동체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돌아 갈 공동체가 없다면 얼마나 난감하고 불안하겠는지요.
마치 뿌리 뽑혀진 느낌일 것입니다.
공동체에 깊이 뿌리내려야 안정과 평화입니다.
공동체라는 예술 작품은 추상적이거나 막연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공동체에 영향을 주고
각 개인 역시 공동체의 영향을 받습니다.
개인이 좋아야 공동체도 좋고,
공동체가 좋아야 개인도 좋습니다.
공동체가 불안하고 약하면
공동체의 회원도 불안하고 약해집니다.
긴밀한 관계에 있는 공동체와 개인입니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좋은 공동체 건설은 불가능합니다.
그리스도의 반석위에 건설되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공동체의 중심이신 주님 안에서 살아갈 때
비로소 공동체의 일치입니다.
“아버지,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아버지와 아드님의 일치의 사랑 안에 있을 때
공동체의 일치요,
매일 이런 사랑 안에서
공동체의 일치를 촉진해 주는 미사은총입니다.
이런 사랑의 공동체를 통해 투명하게 드러나는 주님이시며,
이 보다 좋은 복음 선포도 없을 것입니다.
공동체의 일치가 깊어질수록
뚜렷이 드러나는 하느님 사랑의 현존입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 안에 있는 공동체의 형제들이요
공동체의 형제들 안에 있는 주님이십니다.
우리 공동체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통해
아버지는 끊임없이 우리를 정화시켜주시고 성화시켜주시어
공동체의 일치를 촉진시켜 주십니다.
사도행전에서 정력적인 선교활동을 펼치는
바오로 사도 역시
교회 공동체에 뿌리 내렸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공동체의 주님께서는
바오로 사도가 어디에 있든 친히 그를 인도해 주심을 봅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우리 모두를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시어
공동체의 일치를 깊게 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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