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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스도로 묶으라." - 5.30,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5-30 조회수373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5.30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사도28,16-20.30-31 요한21,20-25

                                                        
 
 
 
 
"그리스도로 묶으라."

 

오늘 말씀 묵상과 관련되어 떠오른
다음 아침성무일도 시편 구절입니다.

“캄캄한 어둠에서 그들을 이끌어 내시고,
  그들의 쇠사슬을 끊어주시리라.”

“당신은 청동의 문을 부수시고,
  무쇠의 빗장을 깨뜨리셨도다.”
그대로 부자유한 인간 실존을 상징합니다.
 
참으로 자유로운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요?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어둠 속에서
집착의 쇠사슬에 매여 노예의 삶을 살고 있는지요.
 
때로는 청동의 문, 무쇠의 빗장에 닫힌
우리의 굳어진 마음 같기도 합니다.

우리를 어둠에서 이끌어 내시고
집착의 쇠사슬을 끊어 주실 분은,
굳어진 마음의 청동 문을,
무쇠의 빗장을 부수어 주실 분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님뿐입니다.

얼마 전 그레고리오 대교황의 대화집 3권에 나오는
베네딕도 성인에 대한 일화입니다.
 
마르티노라는 은수가 몬테까시노 가까이에 있는 
외딴 동굴 벽에 자기 몸을 묶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성 베네딕도는
즉시 다음과 같은 전갈을 보냅니다.

“만약 당신이 진실로 하느님의 종이라면
  쇠사슬로 자신을 묶지 말고 그리스도로 묶으시오
  (If you are indeed a servant of God,
   do not chain yourself with chains of iron,
   let Christ be the chain that binds you)."

얼마나 자유롭게 하는 말씀입니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의 쇠사슬에 묶여
부자유스러운 삶을 살아가는지요.
 
그리스도의 사랑의 쇠사슬에 묶일 때
비로소 자유로운 삶입니다.
 
법과 규칙을, 관례를 지켜도
궁극에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사슬에 매여
자유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이런 그리스도의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 사는 사람들
언제 어디서나 자유스러운 삶이요 어디나 꽃자리입니다.
 
며칠 전 읽은 글이 생각납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바로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가
이런 자유스러운 삶의 전형입니다.
 
비록 이스라엘에 대한 희망 때문에 쇠사슬에 묶여있지만
얼마나 큰 자유를 누리고 있는 바오로 사도인지요.
 
그는 만 이 년 동안 자기의 셋집에서 지내며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맞이하였고,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 합니다.
 
그 무거운 쇠사슬도
그리스도의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
자유롭게 사는 바오로의 영혼을 묶어둘 수는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잠시 한 눈을 팔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집착의 쇠사슬에 매이려는 순간
즉시 베드로를 바로 잡아 주십니다.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이런저런 부수적인 것들에 한 눈 팔다
집착의 쇠사슬에 묶여 자유를 잃지 말고
주님을 따르는 본질적 일에 전념하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쇠사슬에 묶여
그리스도만을 따를 때
언제 어디서나 단순하고 자유로운 삶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의 은총으로 당신과 하나 되어
우리 모두 자유로운 하루를 살게 하십니다.

“의로우신 주님은 의로운 일들을 사랑하시니,
  올곧은 이는 그분 얼굴 뵈오리다.”(시편11,7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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