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
새로운 해를 시작할 때,
새로운 일을 계획할 때,
새로운 공책을 살 때,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저는 이런저런 계획을 짜고 실천하면서
여러 가지 다짐을 합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성경을 소리내어 읽는다.’
‘매일 복음을 쓴다.’
…
지금까지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귀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가끔은 실천 사항의 목적을 이루기보다
그 자체를 지키는 것에 만족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느끼는 새로운 기쁨은
계획한 것을 실천하는 기쁨보다
순간에 주어지는 은총에 나를 맡기는 것입니다.
누구한테도 맹세하지 않고 계획하지 않고
다만 지금 이 순간에 주어지는 은총을 입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내게 일어나는 일,
만나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
그들의 행동을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무엇을 보여주시는가?’
더불어 이 순간 내 안에 일어나는
기쁨
안타까움
사랑스러움
슬픔
측은한 마음을 봅니다.
그리고 저의 행동이나 말의 유일한 목적이
하느님을 기쁘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임순연 수녀(사랑의 씨튼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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