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 그것들이 발로 그것을 짓밟고 돌아서서 너희를 물어뜯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많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얼마나 좁고 또 그 길은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찾아드는 이들이 적다.”
2년 전 우연히 종교와 관계없이 다양한 이들이 모인 ‘예수전’이라는 강의에 남편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강의한 선생님을 따라 마르코복음을 나누면서 예수님의 사회운동가적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가난한 이, 이방인, 병자들, 여인, 어린이 등 소외받는 이들 편이셨던 예수님의 활동을 묵상하니 생활에서 얻는 깨달음이 한층 풍부해진다. 특히 나는 아이들과 평생을 함께할 소명 을 갖고 있기에 교육현장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를 구현할 방법을 꿈꾼다.
‘예수전’을 계기로 가까워진 그 선생님 역시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래도 여전히 희망을 꿈꿔야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란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경쟁과 입시에 미쳐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들을 기계처럼 학원으로 내모는 세상에선 그 작은 촛불도 꺼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5년 전 아이들을 위한 인문잡지를 만들기 시작하셨단다. 아무리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이라도 논술 · 입시 · 특목고 · 국제중 · 영어 중 하나는 기본으로 들어가야 장사가 된다는 출판시장에서 평화 · 평등 · 자유 · 생명 · 인문 · 역사 등을 다루는 잡지를 만든다는 건 요즘 사람들이 따지기 좋아하는 경제적 가치로 볼 때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전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지금은 힘들어도 널 위한 거니까 준비해 둔 대로 따라만 오라 하지 말고 ‘돈보다, 대학보다, 좋은 직장보다 더 소중한 가치도 세상에는 많단다. 네가 서 있는 곳이 어딘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돌아보자꾸나.’ 하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외쳐야 한다. 남편과 나는 함께 동참하기 위해 책을 만드는 일도 거들고, 그 책을 도시 빈민 지역의 공부방과 시골의 작은 학교에 매달 보내는 후원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돈이나 사회적 지위, 권력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