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5주간 수요일 - 사랑할 줄 알려면
하느님을 제외하고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책이나 영화에서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말 대신 '당신을 알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면 더 알게 되고 더 알게 되면 더 사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람의 말을 굳이 들을 필요가 없이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 아셨다고 요한복음은 전합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이심과 동시에 가장 완전하게 인간을 사랑하신다는 뜻도 됩니다.
그러나 인간 편에서는 하느님을 얼마만큼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요?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따라서 사랑하는 만큼 하느님을 이해하고 또 하느님을 이해하는 만큼 사랑할 줄 압니다.
그렇지만 인간의 사랑은 항상 유한하기에 이 세상에서는 하느님께 대한 완전한 사랑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이 하느님을 안다고 착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하느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 낸 것이 황금 송아지입니다. 황금 송아지는 처음부터 우상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하느님을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느님을 우상으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따라서 하느님도 규정될 수 없듯이 사랑도 규정될 수 없고 죽기까지 우리에겐 미스터리로 남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온전히 진리를 이해할 수 없고 사랑을 깨달을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죄로 인한 인간의 유한성 때문입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아버지를 완전하게 이 세상에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아들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주셨다고 합니다. 이는 그만큼 완전하게 아들을 사랑하셨다는 뜻입니다. 아들도 아버지께 죽기까지 순종하며 자신을 비우셨듯이 아버지를 완전하게 사랑하십니다.
아들과 아버지가 서로 성령님 안에서 완전하게 사랑하여 한 몸을 이루셨기 때문에 아버지를 완전히 계시하실 수 있으셨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만큼 그 사람에게 당신의 성령님으로 채워주십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 만큼만 하느님을 드러내게 됩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당신 자신을 스스로 똑똑하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들어내 보이신다고 하십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하는 사람은 교만하여 그 안에 성령님이 들어 갈 자리가 없지만 어린이와 같이 깨끗한 사람은 자신을 성령으로 가득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로부터 모든 것, 즉 성령님을 충만히 받으셔서 아버지를 계시하실 수 있었던 것처럼 인간도 예수님으로부터 성령을 받아 그리스도를 증거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성령님을 받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 바로 그 안에 있는 '죄'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성경학자들도 읽고 쓸 줄도 몰랐던 시에나의 카타리나만큼 사랑이나 성경에 대해 깨닫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학자들은 성인들만큼 그 마음이 겸손하고 깨끗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영성이 바탕이 되지 않은 학문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합니다.
제가 살던 기숙사 철문은 센서로 작동을 합니다. 문 양쪽 벽에 센서가 있어서 차량이 통과했는지 안 했는지를 감지합니다. 그러나 가끔 비가 온 다음 날은 잘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먼지가 센서에 붙어서 상대에서 보내는 빛을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차에서 내려 손으로 센서에 묻은 먼지를 닦아냅니다. 그러면 다시 잘 작동합니다.
어린이와 같은 사람은 이와 같이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빛을 가로막는 더러움에 물들지 않은 영혼을 의미합니다. 현대에 수많은 신학자들이 있지만 소화 데레사만큼 하느님과 사랑에 정통했던 사람은 없습니다. 그녀만큼 깨끗하고 어린 영혼을 지닌 학자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철부지 어린이와 같이 된다는 것은 이와 같이 단순하고 깨끗한 사람이 되어 사랑에 정통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진정으로 행복하고 싶거든 어린이처럼 깨끗해집시다. 그러면 진리에 정통하고 또 그 진리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계시자, 그리스도가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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