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백성이 40년 동안 광야에서 방황할 때 만나를 주시면서 여섯 째 날에는 다음날 분량까지 내리시어 하루를 쉬게 하셨다. 그 안식일을 기념해 유다인들은 금요일 해 질 무렵부터 다음날 어두워질 때까지 휴식하며 거룩히 보낸다고 한다. 분가한 식구들이 모여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기억하여 자존감을 높이며 즐겁게 지내는 일은 과연 선민답다.
가장들에게 하루의 짐이 가볍지 않다. 그런데도 당신 짐은 가볍다 하신다. 가볍게 사는 방법이 따로 있나 궁리를 좀 해보고 싶다.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건 어떨까? 오늘이 음력으로 윤 5월 24일, 그러면 별을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의 방해꾼인 달님이 하현달로 이울어 느즈막히 나타나니, 오늘 밤은 별 보기에 딱이다. 구름만 없으면 앙증스런 돌고래도 볼수 있다.
연길에 갔을 때 푸르청청 탁 트인 밤하늘, 저 남쪽에 곱디고운 궁수가 아른아른 떠오르는 모습에 황홀했던 적이 있다. 벚꽃 철, 단풍 철 되면 매연 뿜어대며 고속도로를 메우며 찾아가기도 한다. 별은 반쪽 하루에 사철 피는 꽃이 아닐까. 오늘 같은 날, 구름 없는 때를 찾아 별을 보러 가족들과 함께 길을 나서는 일은 어떨까?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확인하고, 아크투루스, 왕관자리, 전갈의 안타레스도 두루 찾아 인사하며 밤하늘의 주인이 되어보면 주님 주시는 안식과 평화와 기쁨이 그리 멀리 있지도 않으리.
“전깃불이 가려지는 산모퉁이에 차를 세우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직녀별과 견우별은 서쪽으로 기울어 있고, 머리 위에는 페가수스의 사각형이 안드로메다의 별들을 긴 꼬리처럼 달고 하늘을 가로질러 달리고 있다. ”(곽영직,「별자리 여행」)
임원지 수녀(살레시오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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