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6주간 화요일 - 오직 하나뿐인 그대
인터넷에서 ‘사랑의 전화 사회조사 연구소’에서 전화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설문 결과를 보면 우리들의 생각과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즉, 남편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사랑해.” “당신은 잘 할 수 있어.” 등의 믿음을 주고 인정해주는 말들입니다.
남편도 아내에게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이와 비슷합니다. 가장 많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사랑해.”였고 다른 누구보다도 아내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어 하였습니다.
반대로 남편에게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잔소리”였고 남편 또한 아내의 잔소리를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남편이나 아내나 모두 다른 사람들과 비교당하는 것을 가장 싫어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는 돈을 잘 벌어 집을 벌써 샀다는데... 누구는 애를 둘씩이나 낳고도 몸매가 처녀 때 몸매 그대로던데... 누구 아빠는 승진했다던데... 누구 아내는 시댁에 그렇게 잘한다더라...”
재밌는 것은 이렇게 부부싸움을 하고 났을 때 ‘첫사랑’이나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어쩌면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지금 같이 사는 사람과 비교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특별히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로 여겨지고 싶어 합니다.
전에 한 가수가 “오직 하나뿐인 그대”라는 노래를 불렀었습니다. 사랑해서 만나 한 몸을 이루는 자신의 반쪽은 세상에 오직 하나뿐입니다. 따라서 정말 사랑할 때는 그 사람을 다른 누구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배우자는 세상에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의 아내이고 남편인데, 단 하나밖에 없는데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사랑한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면 그 사랑은 거짓말입니다.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전부가 되는 것이고 세상에 유일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은 세상에 단 한 분뿐이십니다. 사람도 다른 사람들과 비교되는 것이 가장 기분 나쁜 일이라면 하느님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뜻대로 사람들에게 설교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어머니와 형제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설교가 너무 길어져서인지 누군가가 어머니와 형제들이 밖에 와 있다고 아룁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누가 내 어머니이며 형제냐?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이들이 내 어머니이며 형제들이다.”라고 하시며 아버지의 뜻 앞에서는 인간적인 어떤 관계도 비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됨을 가르치십니다.
물론 어머니만큼 아버지의 뜻을 따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만이 유일하게 합당한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시기는 하지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어머니와 형제들에게는 커다란 모욕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만 하느님의 일이 어떤 상황에서든 첫 째를 차지해야 하고 그 다음엔 인간적인 일이 와야 한다는 순서를 말씀하시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저도 보좌 때 어머니보고 성당에 찾아오지 말라고 했는데 찾아오셔서 만나지 않고 그냥 돌려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자식을 보고 싶은 어머니 마음이야 완전히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지만 주님의 뜻에 사람의 애정이 방해가 돼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질투하는 신입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 어떤 것과 비교 당하실 분이 아니시고 유일한 분이시기 때문에 어떤 것과도 비교당해서는 안 됩니다.
“날씨도 좋은데 미사를 가야하나, 아님, 가족 나들이를 다녀와야 하나?” 혹은 “아이들 성당보다는 공부를 먼저 시켜야하나?”, 또 “저녁기도를 함께 해야 하나, 연속극을 보아야 하나?” 등 우리 삶 안에서 하느님의 일은 세상 많은 것들과 비교당하고 저울질 당하고 있습니다.
한 선생님이 자갈과 조약돌, 또 모래, 이 세 가지를 항아리에 다 담아보라고 하였습니다. 한 학생은 작은 것부터 먼저 넣고 큰 것을 넣으려 했지만 항아리가 벌써 다 차 버려서 자갈을 넣을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은 처음에 큰 것부터 넣기 시작하여 나중에 모래를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갈 사이로 조약돌이, 조약돌 사이로 모래가 흘러들어가서 항아리를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 먼저 선택해야 하는지 순서가 혼동된다면 우리는 정녕 하느님을 ‘하나뿐인 그대’로 여기고 있지 못한 것일 것입니다.
하느님은 질투하는 신이십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창조하신 이 세상 것들과 당신이 비교 당하고 저울질 당하는 것을 못견뎌하십니다. 우리에게 하느님이 항상 ‘오직 하나뿐인 그대’가 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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