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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야곱의 우물- 마태 13,10-17 묵상/ 깨달음 1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23 조회수472 추천수4 반대(0) 신고
 깨달음  1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말씀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사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내가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이사야의 예언이 저 사람들에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고자 갈망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듣고자 갈망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 말씀 안으로 들어가 보니, ‘깨닫는다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 올라온다.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나온다. ‘깨치어 환하게 알아내다, 몰랐던 사정 따위를 알아채다.’ 알아내다, 알아채다는 것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내가 아는 것에 머물러 있다면 알아낼 수도, 알아챌 수도 없다. 내가 아는 것을 내려놓을 때 (모르는 것이 있음을 받아들일 때)보이고, 들리는 세계가 깨달음의 세계인 것이다.

지난 어버이날 즈음, 내가 다니는 교회에서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 라는 이름으로 마을 어르신을 위한 효도잔치를 열었다. 놀이마당으로 새내기(새끼줄)꼬기, 윷놀이, 물이 절반 담긴 요강 머리에 이고 달리기, 투호를 하며 재미있게 놀고, 맛난 간식과 점심,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노래자랑이 열려 어르신들의 흥은 오를 때로 올랐다. 어깨춤을 들썩이며 한가운데로 나와 덩실덩실 춤도 추셨다. 그저 보기만 해도 절로 행복했다.
 
그런데 시상식에서 어르신 한 분이 그만 삐치셨다. 아니 삐친 정도가 아니라 화가 나셨던 것이다. 그 이유는 상을 못 받아서다. 당신이 노래한 이래로 이런 대접은 처음이라며 이젠 노인학교에도 안 나오겠다며 시상 도중에 집으로 가버리셨다. 효도잔치 끝난 지 한참이지만, 30가구 밖에 안 되는 우리 마을은 아직도 그 이야기가 돌고 돈다. 사실과 관계없이 감정만 남아서. 받아들인다는 것, 나를 비워내지 않고는 어려운 일인가 보다.

마음이 깨어 있어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면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된다. 열려있으니까. 자신을 비워냄으로써 다른 무엇이 들어올 수 있는 여지가 생기니까. 그래서 볼 수 있는 눈이 행복하고, 들을 수 있는 귀가 행복한 것이다.

주님, 가득 차 있는내생각과 경험으로 인해 마음이 무디어져, 못 보고 못 듣는 일이 없도록 늘 비워내게 하소서. 아멘.
박후임 목사(농부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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