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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하느님 - 참 인간
“그리스도 예수님은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것을 다 내어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여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교회의 가장 오래된 그리스도 찬가를 노래한다
(필립2,6.8).
‘하느님과 같고’ ‘우리와 똑같은 인간’,
초기부터 그리스도교 신앙은 항상
예수님이 하느님이시며 인간임을 고백해왔다.
그래서 교회는 예수님의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을
옹호하기 위해서 줄곧 이단들과 싸워왔다.
하느님 아들의 인성을 부인하거나 혹은 예수님의 신성에
반대하려는 유혹이 언제나 새롭게 대두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451년 칼케돈 공의회의 가르침은 대단히 중요하다.
공의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시며,
- 한 분이며 같은 분으로 - 두 본성을 혼돈하거나, 변질시키거나,
분할하거나, 분리하지 않고 인정해야 한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그분의 빛 안에서 예수님의 생애를 숙고해 본다면,
이 신비에 대한 숙고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예수께서 행하시고 말씀하시고 고통을 겪으신 것은 신인神人적인 것이다.
“하느님의 아들은 인간의 손으로 일하셨고,
인간의 의지로 행동하셨으며, 인간의 마음으로 사랑하셨다.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고, 참으로 우리 중의 한 사람이 되셨으며
죄를 빼고서는 모든 점에서 우리와 같으셨다”고 공의회는 말하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인가?
예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셨고,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었는가?
예수님은 우리처럼 고통을 당하셨는가? 복음은 예수께서 어릴 때부터
‘지혜와 경륜, 그리고 은총’을 받았다고(루가 2,52)우리에게
전하고 있기에, 우리는 그리스도가 인간사의 많은 것을 체득하셨다는
것을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예수님의 주저하는 모습을 어디서도 볼 수가 없다.
예수께서 말씀을 하실 때, 그 말씀을 더듬거리거나 한참 생각해서
하시는 것이 아니라, 신비한 힘에 의해서 말씀하신다.
“저희는 이제까지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요한 7,46).
예수께서는 인간의 생각을 아시는 분으로,
“예수께서는 사람의 마음속까지 꿰뚫어 보시는 분이었다.”
(요한 2,25).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까지 알고 계셨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그의 곁에 있기 전에(나타나엘에서처럼)
벌써 그들을 알고 계셨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세 번이나 당신의 수난과
부활에 대해서 미리 말씀하셨다.
특히 예수께서는 성부와 하나이심을 어릴 때부터 항상 알고 계셨다.
“나는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모르셨습니까?”
(루가 2,49)
예수께서는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었는가?
우리가 『성서』의 증언을 믿는다면, 우리는 제자들과 함께
“도대체 이 분이 누구신데 바람과 물결까지도 그 명령에 복종
하는가?”(루가 2,49)라고 고백할 수 있게 된다.
모든 질병의 치유, 태생 소경을 보게 하심(요한9), 빵의 기적,
죽은 이를 살리심, 무엇보다도 죄를 사하시는 예수님의 전권(마르 2,7),
이것은 예수께서 단지 인간의 힘에 의해서 행하신 것이 아니라,
그분이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심을 증명하는 것들이다.
그분의 하느님이시며 인간이심은, 예수님의 성심에서보다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하느님의 아들은 이 성심으로
“나를 사랑하시고 또 나를 위하여
당신의 몸을 내어주셨다”(갈라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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