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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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7-24 | 조회수1,011 | 추천수20 | 반대(0) 신고 |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금요일-마태오 13장 18-23절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깨달음의 행복>
이 한세상 살아가다보면 뜻밖의 행운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여러 행운들 가운데 가장 큰 행운은 아무래도 ‘깨달음’이란 행운이 아닐까요?
삶의 전환점, 삶의 기폭제가 되는 깨달음, 새로운 진리에 눈을 뜨게 해주는 깨달음, 그간 우리 눈을 가리고 있는 장막을 걷게 해주는 깨달음,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깨달음, 우리 삶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이끌어주는 깨달음...이런 깨달음은 돈 주고도 못사는 정말 중요한 깨달음입니다.
그런데 깨달음이란 아무에게나 거저 주어지는 선물이 절대로 아니더군요. 깨달음이란 내 인생 안에 새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새 집을 짓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하나 있습니다. 허무는 일입니다. 낡고, 비좁고, 비새고, 배관도 엉망이어서 냉난방도 안 되는, 그래서 더 이상 거처할 수 없는 낡은 옛집을 과감하게 허무는 일입니다.
우리가 지니고 있었던 기존의 그릇된 사고방식, 오류와 아집, 교만으로 가득 찬 옛집을 허무는데서 깨달음은 시작됩니다.
깨달음을 통해 소중한 인생의 진리 하나를 발견했다고 다 끝난 것은 또 아닙니다. 발견한 진리를 통해 우리 앞에 펼쳐진 새로운 길, 새로운 삶의 원칙을 살아내는 일이 또한 중요합니다.
그저 좋다 좋아, 하고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진리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우리 삶을 투신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란 새로운 길, 새로운 이정표, 새로운 삶의 대원칙을 발견한 행운아들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아있는 일은 그분이 사신 것을 살아야 합니다. 그분의 자취를 하나하나 밟아나가는 것입니다. 그분이 행한 바를 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각자의 삶으로 그분의 복음을 증거해야 합니다. 그것이 깨달음의 은총에 도달한 사람으로서의 자세이며, 열매 맺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은총이 뒤따르는데, 삶의 폭, 삶의 지평이 광대해져,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놀라울 정도로 관대해집니다. 그 어떤 시련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고통 앞에서도 호들갑을 떨지 않습니다. 크게 깨달은 만큼 큰 그릇이 되어 삶의 모든 국면들을 관대하게 수용합니다.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은 문제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습니다. 미움덩어리인 사람도 그저 안쓰럽고 측은한 존재로 바라봅니다. 인생의 역풍 앞에서도, 먹장구름 속에서도 환하게 미소 지을 여유가 생깁니다.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은 하늘나라가 내 안에,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있음을 알기에 다른 곳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힘겨운 삶의 순간들도 사랑으로 엮어갈 줄 압니다.
깨달음은, 하느님의 은총은 때로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때에 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다가오십니다. 갑작스럽게 다가오셔서 우리 삶을 뒤흔들어 놓으십니다.
그러기에 중요한 우리의 노력은 마음의 빗장을 푸는 일입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여는 일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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