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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비옥한 땅, 겸손함 마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24 조회수1,128 추천수17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6주간 금요일 - 비옥한 땅, 겸손한 마음

 

 

어제 병원에서 치아 신경치료를 하였습니다. 지난번에 금으로 때운 곳이 아파서 열어 보았더니 그 안이 썩어가고 있어서 신경을 죽이고 금으로 새로 씌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치아에 신경이 몇 줄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 선생님은 하나가 썩은 것은 확실하고 나머지 신경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일이 찔러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가뜩이나 공포분위기를 조장하는 치료대 위에 누워서 언제 올지 모르는 고통에 속수무책으로 내버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워서 따끔따끔한 고통에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습니다.

어제는 신경을 더 긁어낸다고 하였습니다. 전번에 느꼈던 고통 때문인지 처음부터 더 긴장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의사 선생님이 갑자기 고통을 줄 것 같아서 더 긴장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저절로 벌려진 입이 다물어 졌습니다. 급기야 선생님은 억지로 입을 벌리고 있게 하는 기계를 제 입에 집어넣었습니다.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위를 볼 수 없었고, 그렇게 입을 한 시간 동안 벌리고 있으면서 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상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아픈 것은 없었습니다. 첫 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치료시간은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긴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마취를 할 때, “좀 따끔 할 겁니다.”라고 미리 말씀해 주셨지만 그런 말 하지 않을 때도 자주 몸을 움츠렸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아! 내가 느끼는 고통의 90%는 내가 상상하는 것에서 오는구나!’입니다. 실제로 의사를 믿고 내 자신을 맡겼다면 한 시간 내내 긴장하면서 있을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치료 받는 한 시간 동안 미리 예고 된 두세 차례 짧게 따끔 했던 것을 제외하곤 특별히 아픈 것은 없었습니다. 저는 곧 의사 선생님을 믿어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프다고 할 때만 긴장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훨씬 참기가 수월하였습니다.

 

내가 바뀌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겸손해져야 합니다. 내가 의사가 되어 내가 상상하고 그래서 긴장을 하고 있을 때는 참 힘들었지만, ‘그래, 어차피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맘대로 하세요!’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맡기니 편해졌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대로 무엇을 깨달아야 삶이 바뀌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성경 구절을 듣고 묵상해도 ‘진정 깨닫지 못하면’ 삶이 바뀌지 않고 어떤 열매도 맺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씨앗이 자라날 수 있는 땅, 바로 겸손이 없다면 깨달음도 없습니다. 내 생각이 옳다는 교만을 버릴 때 상대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되고 믿게 됩니다. 깨닫고 믿어야 삶이 변화됩니다.

 

제가 사제가 되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할 때 결혼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나를 따르려거든 네 자신을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한다.”라는 말이 깊이 다가왔습니다. 그냥 들으면 별것 아닐지라도 저는 ‘아!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참아내야 할 것이 있는 거구나! 그러면 나는 인간적인 애정을 참아내는 것을 매일의 십자가로 삼고 살아야겠다.’라고 깨달았고 그것으로 신학교 들어갈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신학교에 들어와서는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라는 성경 구절이 깊이 다가와 ‘아! 예수님께 붙어있기만 하면, 즉 기도만 하면 그 분으로부터 성령의 수액이 들어와 내 안에 저절로 성령으로 가득차고 성령의 열매를 맺게 되는 구나!’라고 깨닫고 기도에 목숨을 건다면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임을 믿게 되었고 사실 그렇게 해 보니 예수님 말씀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똑 같은 말씀을 듣지만 모든 사람이 매일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지도 않고, 또 모든 사람이 기도에 목숨 걸지도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겸손히 그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게 될 때 비로소 삶이 변화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똑같이 들어도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진 유다도 있었습니다. 이는 마음이 겸손한 땅이 아니면 아무리 그 마음 안에 말씀의 씨가 뿌려져도 깨닫지 못하고 삶도 변화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농사를 지을 때 씨를 뿌리기 전에 먼저 땅을 갈고 거름을 주어 씨를 뿌리기에 적당하게 만들지 않는 농부는 없습니다. 우리도 말씀을 듣기 전에 먼저 그 말씀이 열매를 맺도록 믿고 받아들을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겸손한 좋은 땅만 있으면 말씀으로 인한 삶의 변화는 급격하게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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