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믿고 기다리십시오." - 7.2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27 조회수527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7.28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탈출32,15-24.30-34 마태13,31-35

                                                        
 
 
 
 
"믿고 기다리십시오."
 


오늘 말씀 묵상 중
돌아가신 어머님이 참 고마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 50년 전 초등학교 시절,
그리고 46년 전 고등학교 1 학년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겨울 방학이면
저는 연날리기를 좋아하여
겨울 방학마다 대나무를 깎아
무려 열 번은 연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이웃으로 마실  간 틈을 이용해
잽싸게 연을 만들면,
얼마 후 마실에서 돌아와
제가 연 만든 것을 눈치 챈 어머니는
다음의 단 한마디 말씀뿐, 더 이상의 말씀은 없었습니다.
“너 또 연 만들었구나.”

또 고등학교 1학년 때
방황으로 한 달 이상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빈둥거리며 지내는 저를
어머니는 일체의 싫어하는 기색도 없이
별 말씀 없이 묵묵히 바라보실 뿐 이었습니다.
 
저를 불편케 하거나
일체의 강요성을 띤 언행은 추호도 없었습니다.
 
분명 방관이나 방치는 아니었고
그냥 한없이 저를 믿고 기다리신 것입니다.
 
무려 사오십 년이 지나서야
어머니의 고마움을 깨달으니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철이 나는 과정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의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도 같은 원리입니다.

그냥 놔두면 저절로 자라나는 겨자씨요,
저절로 부풀게 하는 누룩입니다.
 
희망을 지니고 그냥 묵묵히 믿고 기다리면 됩니다.
 
조급한 마음에 기다리지 못하고 손대어
사람이나 일을 망가뜨리는 경우는 얼마나 많은지요.
 
희망과 사랑으로 믿고 기다리는 것은
교육의 첫째 원리이기도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좋은 마음씨, 좋은 말씨, 좋은 솜씨를 지닌 사람이라 합니다.
 
가슴의 마음, 입의 말, 손의 솜씨 셋이고
머리의 지능이 빠졌다는 사실이 의미심장합니다.
 
겨자씨처럼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좋은 마음씨, 좋은 말씨, 좋은 솜씨의 사람들은
그대로 누룩과 같은 사람입니다.
 
자신의 삶을 좋음으로 부풀려
활력 있는 삶이되게 하고
공동체에 활력과 변화를 주는 누룩과 같은 사람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겨자씨와 같은 자연스런 성장에
누룩처럼 자신이나 공동체를 활력 넘치게 할 수 있을까요?
 
두 말 할 것 없이 하느님의 은총을 통해서입니다.
 
하느님과의 끊임없는 깊은 친교의 삶이
우리를 성장하는 믿음, 희망, 사랑의 겨자씨로 만듭니다.
 
좋은 마음씨, 좋음 말씨, 좋은 솜씨로
계속 성장하는 겨자씨 같은 사람이 되게 합니다.
 
주님으로부터 끊임없이 선사되는
믿음, 사랑, 희망의 누룩이
우리 삶을 기쁨으로 부풀려 활력 넘치는 삶이 되게 하고
그 자신 또한 공동체의 누룩이 됩니다.
 
이런 이들을 통해 지금 여기서 실현되는 하늘나라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은총으로 눈이 열린 이에게는
비단 겨자씨와 누룩뿐 아니라
하늘나라의 표징으로 가득 한 세상임을 볼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친교의 모범이 1독서 탈출기의 모세입니다.
 
“아, 이 백성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자신들을 위하여 금으로 신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지 않으려거든,
  당신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제발 저를 지워주십시오.”

얼마나 깊은 친교의 삶이었으면
이렇게 하느님과 담판의 기도를 할 수 있었을까요.
 
마치 복음의 잘 자란 겨자 나무와 같아
이스라엘 백성이 그 그늘에 머물 수 있었던 모세와도 같고,
부단히 누룩이 되어 이스라엘 백성을
믿음과 희망 사랑으로 부풀린 모세와도 같습니다.
 
과연 모세는 이상적인 지도자상입니다.
 
지도자 노릇, 장상 노릇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모세보다는 쉬울 것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말씀의 겨자씨와 성체의 누룩으로 오셔서
우리의 내적 성장과 변화를 촉진시켜 주십니다.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은
  얼마나 크시옵니까!”(시편31,20).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