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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20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30 조회수413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47-53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7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48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49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50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1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5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53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으로 하늘 나라에 대한 여섯 가지 비유 말씀이 모두 끝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아쉬운 점은 하늘 나라에 대한 비유 말씀인지, 세상의 종말에 대한 비유 말씀인지가 분명치 않은 점입니다.

오늘 말씀은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로 시작되고 있으나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하시므로 세상의 종말을 설명하는 말씀처럼 느껴지고, 종말이 와야 하늘 나라가 도래할 수 있는 것처럼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으며, 이런 우려가 우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종말론을 믿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이는 성경 말씀을 잘못 이해하여 생겨난 병폐의 하나일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가 추구하는 가치 중에서 첫 번째 가치는 이 땅에 하늘 나라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서에 하늘 나라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것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아 있으며, 하늘 나라에 대한 정의가 분명하지 않으므로 하늘 나라라는 명칭 때문에 하늘 나라는 죽어서나 가는 그런 나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늘 나라에 대한 이해 없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마치 철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목적지도 모르고 부모와 함께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과 같다 할 수 있습니다.

하늘 나라에 대한 설명으로는 복음 선포를 하시며 첫 말씀으로 말씀하셨으며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 5,1)하신 말씀은 바로 하늘 나라를 설명하기 위해서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우리 성경 해석은 이를 하늘 나라를 설명하기 위한 말씀으로 이해하지 않고 참 행복에 이르는 진복팔단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씀은 하늘 나라가 되면 모두 행복하게 된다는 말씀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불의에 슬퍼해야 하고, 온유해야 하고, 의로움에 목말라야 하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고, 이런 깨끗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만이 하느님을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인 하느님의 자녀만 모여 사는 그런 나라가 하늘나라라고 설명해 주신 말씀입니다.

불의에 슬퍼해야 하고, 온유해야 하고, 의로움을 실천하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가 되어야 하고 모두가 이런 마음으로 하나가 되면 바로 이 땅이 하늘 나라가 될 것입니다. 이런 삶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 바로 오늘 복음입니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늘 이런 마음을 간직하고 이를 실천해야 하므로 따로 묵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두 가지 사실을 묵상하게 합니다. 첫째는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하신 말씀입니다.특이한 점은  의인들 가운데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신다고 하고 계시므로 참으로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스스로 악한 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으므로 모두가 자신은 의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200일 가까이 되도 장례조차 치룰 수 없게 한 사람들도 스스로는 의인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며,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생존권을 위해 울부짖는 그들에게 10여 일 동안 식수조차 공급하지 못하도록 뒤에서 조종하는 자들도 스스로는 의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구상에서 일어난 거의 모든 전쟁도 정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켰으므로 의인들 가운데서 악한 자들을 가려 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스스로를 의인으로 칭하고 다니는 유대교 지도자들을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으로도 묵상하고 있습니다.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는 말씀은 여러 의미로 묵상할 수 있지만  옛것만 고수하지 말고 새로운 가치관도 수용하라는 말씀이므로 유대지도자들에게 복음을 수용하라는 말씀이고 제자들에게도 늘 새로움을 추구하라는 말씀입니다. 이는 옛것만 고수하며 새로운 변화를 거부해서는 하늘 나라를 건설할 수 없다는 말씀이므로 이천년 전통을 자랑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우리 교회 지도자분들께서도 필히 귀담아 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마다 그 시대를 선도하는 변화를 통하여 오늘에 이르러야 그 전통이 빛나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고 전통만을 자랑하는 것은 과거의 향수만을 그리워하며 변화를 거부하는 모습이므로 어떤 결과를 가져 올 것인지는 유럽의 교회가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천년이란 오랜 세월 동안 변화를 거부하여 왔기에 4세기 사람들의 수준에서, 그 마저도 하나의 제국을 위해 로마 황제의 뜻에 따라 확립된 전통 교리로는 21세기를 선도하지 못하므로 유럽의 일부에서는 신자가 없어서 미사도 드리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 교회도 일부에서는 쇄신을 주장하지만 쇄신은 교회 조직의 내부적인 문제이고 그보다는 시대를 선도하지 못하는 더 근원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말씀을 묵상하면 묵상할수록 예수님의 가르침과 우리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하늘 나라로 가는 길목인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우리 교회부터 먼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끝으로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가르침은 말씀으로만 남아있고
우리의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먼저 변하고, 우리 교회가 먼저 변해야
우리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음에도
변하를 거부하는 저희와 저희 교회를 더 이상 바라만 보지 마시고
변화의 길로 인도하는 성령님을 보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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