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는냐?'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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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복순 | 작성일2009-07-30 | 조회수629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마태 13,47-53)
어제 복음에 이어서 오늘도 하늘 나라에 대한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하늘 나라를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고 하셨다. 하늘 나라가 그물과 같다니???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라고 물으셨듯이 이 비유의 뜻을 다 깨달았는가? 이 비유를 다 깨달아야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가 되고,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이 될 수 있다.
예수님이 처음에 제자들을 부르실 때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가 호수에 어망을 던지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려 두고 예수님을 따랐다.
하늘 나라란 고기를 잡는 그물이다. 무슨 고기를 잡는 그물인가? 하느님을 모르고 살아가는 이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에 그물을 던져서 사람들을 구해주는 그물이다. 깊은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며 떠내려가는 사람들을 건져내어 살려내는 그물이다. 죽음의 바다에서 생명의 바다에로 건져내는 그물이다.
"배를 져어가자 희망의 나라로!" 라는 노래가 있듯이 절망의 바다에서 희망의 바다에로 건져내는 그물이다. 고통 중에 신음하고 있는 이들, 외로움 속에 몸부림치고 있는 이들, 마음이 허전해서 먼 하늘만 쳐다보고 있고, 여기 저기 방황하며 떠돌고 있는 이들,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이들, 과거의 깊은 상처를 안고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억눌려 있는 이들, 사랑에 목마른 이들 등을 건져내는 그물이다.
그 그물 안에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고, 죄인도 있고 의인도 있다. 예수님이 치시는 그물에는 마치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마태 5,45)라고 하셨듯이 이것 저것을 가리지 않고 "온갖 종류의 고기를"다 끌어 올리는 그물이다.
왜냐하면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39-40)라고 말씀하신 대로 모든 이를 구원하시는 것이 당신의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예수님은 오늘도 그물을 쳐서 온갖 종류의 고기들을 모아들이신다.
예수님이 그물을 쳐서 모아들인 고기들을 물가로 끌어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모으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리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들은 사람 낚는 어부들이다. 즉 죽어 가는 사람을 살려내는 일을 하기 위해 불러 주셨고 그 사명을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맡기셨다. 우리가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이 좋은 것들이고 무엇이 나쁜 것들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식별의 능력이 없으면 좋은 것들을 나쁜 것이라 하고 밖으로 내던져 버리고 나쁜 것들을 좋은 것이라 하여 모아들이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이런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만이 할 수 있다.
"하늘 나라 교육을 받은 모든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비슷하다."라고 말씀하셨듯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그렇게 교육을 받아서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은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그럼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낸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과연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도 너울에 가리워져서 우둔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옛 계약의 글을 읽으면서도 그 뜻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 너울은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을 때에 비로서 벗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모세의 율법을 읽을 때마다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너울로 가리워져 있습니다. 이 너울은 모세의 경우처럼 사람이 주님께로 돌아 갈 때에 비로서 벗겨 지게 되는 것입니다."(코후 3,14-16)
새것은 신약이요, 옛것은 구약이다. 구약은 신약을 통해서 비로서 너울이 벗겨 진다. 그러나 때로는 신약인 새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옛것인 구약을 들어 설명해주어야 알아들을 수가 있다.
예수님도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마태 5,17)라고 말씀하셨듯이 구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약의 빛을 받아야 하고 구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약의 빛을 받아야 한다. 구약과 신약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여 완성시켜 준다. 따라서 하늘 나라교육을 받은 율법학자란 구약과 신약을 올바로 배워서 신약을 설명하는데 필요하다면 구약을 꺼내고 구약을 보충하는데 신약이 필요하면 신약을 꺼내서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그리스인이란 무엇보다도 구약과 신약을 모두 공부한 사람들로서 자기 곳간에 언제나 말씀으로 충만해있고 그래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저런 사람을 만나면 저렇게 설명해줄 수 있을만큼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예수님이 그물을 쳐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끌어 올려 오면 앉아서 나쁜 것은 밖으로 내던져 버리게 하고 좋은 것은 모아서 더 좋게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다.
오늘날 우리 교회의 가장 큰 취약점은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성당에는 다니지만 하늘나라에 대한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들은 많지 않다. 그러기 때문에 무엇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좋은 것을 나쁜 것으로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착각할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왔다가 떠나거나 냉담을 하게 된다. 왜 그런가? 그 사람에게 알맞게 즉 사람에 따라서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낼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하늘 나라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가 부족한 것이 오늘 우리 교회의 취약점이라고 생각된다.
교회는 예수님이 그물을 쳐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을 끌어 올려오면 그들을 올바르게 하늘 나라 교육을 시켜야 하고 그리스도인들은 적어도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교회는 점점 하늘 나라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가득찰 것이며 언제 어떤 신자라도 처음에 교회에 오는 사람을 만나서 새것고 꺼내주고 옛것도 꺼내 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교회는 얼만 풍요로울까? 늘 사람들로 들끌을 것이고 양식은 충만하여 누구나 먹고 먹어도 늘 넘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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