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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31일 금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31 조회수806 추천수18 반대(0) 신고
 
 

7월 31일 금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 - 마태오 13,54-58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10번도 더 바뀌는 인간>


   수도자들의 양성담당 직무를 맡아 일하면서 가장 마음이 씁쓸할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제가 한때 동반했던 형제들이 다른 공동체로 옮겨가서 제몫을 해내지 못할 때입니다. 수련자 때의 초심, 신선함, 초롱초롱함이, 얼마나 됐다고 벌써 퇴색해버리고, 인생 다 산 사람처럼 살아갈 때, 그래서 다른 형제들에게 짐이 될 때, 내가 공부 헛시켰구나, 내 부덕의 소치로구나, 하며 가슴을 치게 됩니다.


   반대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겠습니까?


   제가 동반했던 형제들이 어느새 무럭무럭 성장을 거듭해서 이젠 큰 거목이 되고, 또 다른 스승이 되고,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큰 그늘 아래 머물며 기뻐할 때, 저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스승의 가장 큰 기쁨은 자신의 수하에 있는 제자들이 늘 자신의 보살핌 아래, 자신의 지도 아래, 자신의 영향 아래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보다는 제자들이 나를 뛰어넘어 계속 일취월장하는 것입니다. 참다운 스승에게는 제자의 성장이 가장 큰 보람이요 행복입니다.


   백지 상태였던 제자들이, 아무 것도 몰랐던 제자들이, 별로 바탕도 없던 제자들이, 그 부족했던 제자들이 내 도움에 힘입어,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의 꼴을 갖추고, 자신의 몫을 다하고, 또 다른 스승으로 세상 앞에 우뚝 설 때 스승은 제 몫을 100% 다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고향 마을 사람들, 그들은 결정적인 실수 한 가지를 범합니다. 사람은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10번도 더 바뀌는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가 인간인데, 인간이란 존재는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한없이 성장할 수 있는데, 그래서 하느님에게까지 도달할 수 있는데, 그들은 그 사실을 망각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목수 요셉의 아들로만 고착되어 있었습니다. 한적한 시골에 파 묻혀 조용조용 살아가던 평범한 나자렛의 총각에만 고착되어 있었습니다.


   예수님 안에 내재되어 있던 폭발적인 잠재성, 무한한 가능성을 몰라봤습니다. 예수님의 인성 안에 깃들어 있던 신성(神性)을 외면했습니다. 예수님이란 질그릇 안에 담겨져 있던 찬란한 보물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평범함 안에 비범함이, 가까운 곳에 하느님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했던 것입니다.


   하느님은 의외로 우리 가까이 현존하십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메시아는 우리들 사이에 서 계십니다. 하느님 나라 역시 우리의 삶 가운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크게 비울 때 사방이 천국임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영혼의 문을 활짝 열 때 모든 사람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자취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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