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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왜 죽어야 하는가?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01 조회수883 추천수15 반대(0) 신고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17주간 토요일 - 왜 죽어야 하는가?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어떠한 새로운 생명도 태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새 생명만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피를 함께 세상에 뿌립니다. 한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 이런 고통이 필요하다면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큰 고통이 필요하겠습니까?

 

파라오는 이스라엘의 인구가 늘어나자 태어나는 사내아이는 모두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모세는 이렇게 ‘피밭’에서 자라난 새로운 생명의 씨앗이었습니다. 이 순결한 어린 순교자들의 피는 모세가 온 이스라엘을 구원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무고한 베들레헴의 아이들이 피를 흘리며 순교하게 됩니다. 이 아이들의 순교 속에서 구원자가 태어난 것이고, 이 구원자의 피 속에서 교회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아담의 옆구리에서 빼어 낸 갈비뼈로 하와를 창조하셨습니다. 옆구리를 찢으면 당연히 피가 나오게 마련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 두 번째 아담의 옆구리를 찢어 그 옆구리에서 흘러나온 피로 죄를 씻으시고 생명의 물을 부어주시어 두 번째 하와인 교회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의 순교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죽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소명은 메시아의 길을 준비하는 역할임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태양이 뜨면 달과 별은 그 빛 속에 사라져야 하는 것처럼 그도, 오시는 태양이신 메시아는 점점 커지셔야하고 샛별이고 여명인 자신은 점점 작아지고 사라져야 함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임으로써 사람들이 태양만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가끔은 아침에 태양과 함께 희미하게 달도 떠 있는 것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태양보다도 사라져가는 달에 더 눈이 가게 됩니다.

세례자 요한이 완전히 죽기 전까지는 그의 제자들이 그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마지막 남은 한 제자까지도 모두 그리스도께로 보내야 함을 잘 알고 있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은 사라져줘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순교입니다. 내가 사라짐으로써 그 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성모님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하시며 말씀이신 성자를 세상에 드러내 보여주셨고, 예수님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라고 하시며 자신의 뜻을 죽여 아버지 뜻을 드러내셨습니다. 이것이 순교입니다. 마찬가지로 세례자 요한은 자신을 죽임으로써 그리스도를 드러내신 것입니다. 내가 살아있으면 그리스도는 항상 내 뒤에 가려져있게 됩니다.

 

도로의 표지판이 도로의 한 가운데 있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사람들도 그리스도께로 가는 길 복판에 있어서는 안 됩니다. 강을 건너는 사람이 타고 온 배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처럼 주님께로 가는 사람들을 배가 붙잡아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이렇게 스쳐지나가는 표지판이 되고 배가 되어야합니다. 이렇게 믿음을 위해 작아지고 사라져 가는 것이 세상에 그리스도를 더 밝게 빛나게 하는 선교요 순교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려거든 형제들 중에 가장 작은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작은 사람으로 만들었기에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였고, 순교한 세례자 요한은 당신의 소명을 완성한 이유로 하늘에서 가장 큰 별들 중의 하나로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음과 피로 증거한 순교자들도 이 세상에서 자신을 죽인 까닭에 하늘나라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는 선교가 결코 사람들에게 나아가 주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본질은 이 성경구절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자신을 죽임으로써만이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고 새로운 영혼이 하느님의 자녀로 탄생하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나를 따르려거든 네 자신을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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