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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탈대로 다 타시오!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09 조회수797 추천수7 반대(0) 신고

 

                                           

 

          

       매괴 성모님 순례지 김웅열 신부님

 

    

 

 

 

찬미예수님

어느 신부님께서 사순절을 맞아 강론준비를 열심히 했습니다.

아주 열심히 의미가 깊은 강론을 준비하셔서 한참 강론을 하는데

맨 뒤에 있던 할머니가 손을 번쩍 들더니 벌떡 일어나

“신부님, 잘 안 들려요~~”
그러자 맨 앞에 있던 할머니가 벌떡 일어나더니 그 할머니를 쳐다보았습니다.

사람들은 긴장했지요.

그 할머니 “괜찮아~~ 별로 알아들을 것도 없어!”

오늘 뒤에 있는 할머니들 벌떡 일어나지 마십시오^^


계속되는 피정으로 본당신부 몸이 별로 안 좋은데다 어제도 긴 시간동안 말을 많이 했더니 힘이 듭니다.


오늘 여러분께서 들으신 복음 24~26절까지에서

밀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셨습니다.

목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섬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세 가지는 같은 이야기입니까?

다른 이야기입니까?

같은 이야기예요. 한 가지 측면을 세 가지로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밀알은 썩어야 한다.

지 목숨 살리려고 한다면 죽어서 썩어야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자는 곧 나를 섬기는 자이다.

목숨, 밀알, 섬김 세 가지는 같은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같이 붙이면~~

“너희가 나를 따르고자 하면 자기 자신을 죽이고 나를 따라야 한다!”


어느 열심한 형제가, 어쩌다 실수로 욕망을 저버리지 못하고 6계명을 거스렸습니다.

6계명이 뭡니까?  진짜 모릅니까?

간음하지 말라!

자신은 절대 6계명에 안 넘어간다!


베드로 사도가 울어서 그 눈물이 바위가 패일 정도라고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신앙적으로 자존심이 강했던 그가 6계명을 거스르고 얼마나 울었는지~~

‘그래. 이제 더는 죄를 짓지 않겠다! 이제 여자를 볼 때마다 나무때기로 보겠다. ’

그렇게 결심하고 고백성사를 보고나서 날아갈 듯이 기뻤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걸~~ 이제 그것 때문에 성사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지 1주일 정도는 마음이 평화롭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성사 본 지 20일 만에  자신도 모르게 똑같은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그의 절망은 처음보다 더했습니다.

예수님을 쳐다 볼 면목조차 없어서 엎드려 가슴을 치며 울었습니다.

‘주님, 이제는 목숨 걸고 죄악에 떨어지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성사본 지 일주일 만에 또 죄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지금도 같은 죄를 계속 짓고 있습니다.

그의 후회는 며칠 가지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그 사람의 삶에 악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왜? 아직도 자신의 능력으로 죄를 짓지 않을거라는 자신이 있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우리가 죄를 짓는 것은 자신의 영적능력을 믿는다! 라는 뜻입니다.

 

나라는 놈은 믿을 놈이 못되며...나는 그렇고 그런 놈이며...

내가 악습으로부터 해방되려면~~

나의 의지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해방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합니다.

내 자신을 믿지 않을 거야!

주님께 매달릴 수 밖에 없어!

이런 생각을 가질 때 진정한 의미에서의 믿음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낮이 길어지면 밤이 짧아집니다.

하느님이 내 안에 가득 차게 되면 어둠은 점점 사라집니다.


우리 신자들이 죄로부터 해방되려는 스타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죄짓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죄 짓지 않는 쪽으로만 신경을 씁니다.

그럴수록 죄를 더 짓게 되는 거지요.


둘째, 정말 적극적으로 선하고 착하게 열심히 살아야겠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방법은 후자인데, 낮이 길어지면 밤이 짧아지듯이

어느 사이에 ‘내가 악습으로부터 멀어지고 있구나!’를 느낍니다.


죄에 대하여 포커스를 맞추면 죄를 더 짓게 됩니다.

내 자신이 죄를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면 죄를 더 짓게 됩니다.


자기를 버린다는 것은.....

자신은 믿을 것이 못 되니~~

나 자신을 믿었던 것을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신앙인이 자신을 믿으면서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믿을 분은 하느님 한 분 뿐입니다.

우리는 한평생 자신 때문에 얼마나 많이 실망했습니까?


신앙은 포기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밀알이 썩어야 많은 열매가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과학자들도 이 원리를 밝힐 재간이 없습니다.

삶은 오직 죽음으로서만 이룰 수 있습니다.

열매를 맺으려면 차가운 땅에 떨어져 사람 발에 밟히고 어두운 무덤 속에 매장되어야만 싹이 나올 수가 있습니다.


교회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순교자들의 밀알 같은 죽음 때문이었습니다.


가정에서, 쁘레시디움에서, 본당공동체에서

서로 먼저 썩으려할 때, 죽으려 할 때 살아날 수 있습니다.


우리 본당에도 숨은 일군이 많습니다.

본당신부가 칭찬 한 마디 하지 않아도 ‘여기가 내 자리거니~~’

하면서 열심히 봉사하는 자매님들 많이 있습니다.

밀알처럼 썩습니다.

아무리 신앙생활을 오래 했다 하더라도

밀알의 삶이 주님의 삶임을 깨닫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아가씨가 시집을 가게 되엇습니다.

절간같은 곳을 다니는, 미신과 짬뽕이  된 집안이었는데 처음에는 말렸습니다.

“왜 우리 천주교집안도 많은데, 내가 좋은 집안 소개해 줄 테니까 가지 마라.”

이 아가씨 얼마나 대가 센지

“신부님, 제가 거기 가서 3년 안에 그 사람들 끌고 성당에 나올 겁니다.”

 

겨우 관면을 받아 결혼했는데...

3년 안에 무당에 가깝던 할머니, 시부모, 남편까지 성당에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집안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저 며느리가 어떻게 했길래 절간을 포기하고 나올 수 있었습니까?”

그러자 80이신 할머니가

“이런 애 처음 봤어요. 처음에는 천주교신자라고 해서 일부러 시집살이를

더 시켰는데 한번도 찡그리지 않았습니다.“

정말 밀알처럼 썩은 겁니다.

나중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천주님이 부처님보다 힘이 센 가보다...얘 아가야, 나 같은 불교신자도 거기 갈 수 있니?”

오히려 어른들이 나 성당에 데려가 달라고 한 겁니다.

이게 바로 밀알입니다.


꽃동네에 가 보아도 여기저기서 오는 봉사자들이 많습니다.

손도 대기 싫어하는 환자들을 돌보며 궂은일을 하는 봉사자들도 많지요.


밀알의 삶은 심오하고 복잡한 삶이 아닙니다.

내가 땅에 떨어져 굴러다니는 휴지 하나 주워 넣는 게 밀알의 삶입니다.

우리들은 깨끗한 곳에 가서 즐기기는 좋아합니다.

정리정돈 된 그 곳에 가서 편안함을 느끼기는 좋아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내가 밥을 먹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는지 감사할 줄 모릅니다.


집에서 부부끼리 밀알처럼 사세요.

특별히 아내들은 남편의 자존심 건들지 않을 때 밀알의 삶을 사는 겁니다.

남편에게 줄 수 있는 힘은 아내의 칭찬입니다.

아내의 입에서 당신 만난 것을 최고의 행운이라고 생각해!

그러나 “이 등신아, 니가 잘 하는 게 뭐가 있어?”

아무리 똑똑한 남자도 밖에 나가면 무능한 사람이 됩니다.

남자는 아내의 칭찬을 먹고 삽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남편을 절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십시오.


남편들과 면담을 해 보면 가장 큰 상처가 뭐냐?

마누라가 농담으로라도 딴 사람과 비교할 때라고 합니다.

정말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지만, 그럴 때는 죽고 싶다고.....

은연중에라도 “배용준이 반만 따라가 봐라!”

그런 소리도 하지 말아요.


자매님들이 아름답게 변할 때는 남편에게 감동받을 때입니다.

한국 남자들 무뚝뚝하지요?

지 깐에는 터프하다고 하는데~~

그게 터프한 게 아니라 분위기 파악 못하는 겁니다.

가끔 아내를 따뜻하게 해 주십시오.

한국여자들이 상처가 많은 것은 여자팔자 뒤웅박팔자라고 생각하며 한평생 살긴 하지만...

남편에게서 따뜻한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하고 인정 한 번 받지 못했습니다.

“미안해!”, “용서해 줘!”  이 말 한마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내에게 감동을 주는 남자에게 여자는 목숨을 다 해 사랑합니다.


나중에 늙어서 부부들은 젊었을 때 추억을 꺼내 먹고 삽니다.

중풍이라도 걸려 똥오줌 받아낼 때 고생하고 속 썩힌 기억밖에 없는 남편은

“아유, 지지리 궁상....젊어서 고생 시키더니 늙어서까지 나더러 똥치게 만들어?”


그러나 추억을 아름답게 남겨 주었던 남편은

병이 들어 어려울 때 아내는 이 남편이 나를 위해 한평생 살았던 것을 보답하면서 정성껏 간호합니다.


집안에서 아내와 남편사이에 밀알이 되는 것은 심오하고 복잡한 철학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밀알에 대하여 이야기 하시며 썩어야 영원한 목숨을 얻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저는 살아가면서 ‘녹슬어 버리기보다는 타버리는 것이 훨씬  좋다!’ 라고 생각합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이 유한한 세상이라고 하는 것은 바다에 떨어지는 빗방울보다 작은 것이니 멋있게 살다가 죽을 겁니다.

사제가 되어가지고 뜨겁게 살지 못한다면 왜 사제가 되었겠는가!

녹슬어 버리기 보다는 타버리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하느님과 남들을 위해 바친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우울증환자나 자신의 건강만을 위해, 자신의 일만을 위해 산다면....

그는 분명 살아 있는 거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수그리스도는 밀알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인생관을 가지고

유대인에게 오셨고 바로 나에게 오셨습니다.

예수그리스도는 생명은 죽음으로서만이 가져올 수 있고 생명을 다하는 것으로서 비로소 생명을 유지할 수 있고

밀알처럼 봉사함으로써 삶이 구현된다는 인생관을 오늘 가르쳐주셨습니다.

 

크리스찬의 영성은 밀알이 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크리스찬의 영성은 바보가 되는 것으로부터 시작입니다.

크리스찬의 영성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남을 섬기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주신 이 말씀을 깊이 새기면서 열매를 맺는 삶을 살도록

오늘 미사 중에 도움을 청하도록 합시다. 아멘

    2006. 04. 02(사순 제5주일 강론)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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