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8.6 목요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다니7,3-10.13-14 마르9,2-10
"주님처럼 변모되는 우리들"
미사 도중 문득 미국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이 왜 대국임을 깨닫게 됩니다.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이
자국의 여기자 두 명을 구출해 낸 전 과정을 통해서입니다.
취재진 앞에 선 로라 링은
“북한의 감옥에서 풀려날 수 있도록 해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그의 수행 팀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한 후
빌 클린턴 대통령을 만난 감격의 순간을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모처로 이동한 후 문을 열고 걸어 들어서는 순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서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그 순간 그동안의 악몽이 마침내 끝나고 있음을 알았다.”
전 국민들에게 이런 감동을 선물해 준 미국입니다.
이게 진정 실용주의입니다.
대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접고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상대방의 입장도 존중해 주며 처신하는 자유로움,
지혜로움, 개방성, 유연성, 신축성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자국민을 끝까지 챙기는 이런 장면을 본 미국인들은
새삼 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애국심을 느꼈을 것입니다.
나라든, 개인이든
깨달음을 통한 자유로움, 개방성, 유연성, 지혜로움, 신축성입니다.
진정 교육의 목적도 깨달음의 추구에 있습니다.
체험을 통한 깨달음에 보고 듣는 것이 기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 제자들은
주님의 변모를 눈으로 보고 주님의 말씀을 귀로 듣습니다.
다니엘 예언자도 환시 중에 주님을 바라봅니다.
사실 이런 저런 체험들은 익명의 하느님 체험들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런 체험들을 통한 깨달음과 함께 가는 내적성장입니다.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
깨달음을 통한 의인에 마음 바른 사람이요 빛과 기쁨입니다.
어둔 내면을 밝히는 은총의 빛줄기 같은 깨달음입니다.
새벽 창밖 캄캄한 어둠이 떠오르는 태양에 서서히 걷혀
사물의 윤곽이 뚜렷이 드러나듯
깨달음의 빛에 점차 드러나는 참 나의 모습니다.
하느님 체험을 통한 깨달음이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깨달음을 통해 정화와 성화에 치유요 자유로움이요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된 참 나에 도달합니다.
깨달음을 통해 아는 것이 진정함 앎이요,
깨달음으로 연결되지 않는 모든 교육은 무용지물일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여정은 말 그대로 깨달음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속되는 깨달음에 넓어지는 마음이요 영적시야입니다.
깨달음은 은총입니다.
적절한 때에 주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주시는 은총의 선물입니다.
오늘 복음의 베드로, 야고보, 요한 세 제자들은
주님이 꼭 대동했던, 주님의 사랑과 신뢰를 한 몸에 받았던 이들이요,
또 누구보다 주님을 사랑했던 이들이었습니다.
십자가 도상에 기력이 떨어진 세 제자들을
산상 특별 피정으로 주님의 변모를 체험시킴으로
이들을 새롭게 충전시켜주시는 주님이십니다.
다니엘 예언서에 나오는 사람의 아들의 진면목을 그대로 체험하는
복된 세 제자들입니다.
주님의 변모를 체험한 베드로의 반응입니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또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
아무도 주님을 독점할 수는 없습니다.
신비체험에의 집착도 금물입니다.
평범한 광야 현실에 충실함이 제일입니다.
즉시 제동을 거는 하느님이십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주님의 말씀은 우리 발의 등불이요 우리의 길을 비추는 빛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깨달아 갈 때 풍요로운 우리의 광야여정입니다.
주님은 당신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분부하셨고
세 제자들은 이 말씀을 지켰다 합니다.
내적신비체험들을 떠버리지 말고
마음 깊이 숨겨둔 보물로 간직하고 살 때 풍요로운 영적 삶입니다.
이런 축적된 내적체험의 샘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생명과 빛, 기쁨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통해
주님의 변모를 체험해가면서 더불어 주님처럼 변모되어가는 우리들입니다.
이 모두는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