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1일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Amen, I say to you, unless you turn and become like children,
you will not enter the Kingdom of heaven.
Whoever becomes humble like this child
is the greatest in the Kingdom of heaven.
And whoever receives one child such as this in my name receives me.
(Mt.18.2-5)
제1독서 신명기 31,1-8
복음 마태오 18,1-5.10.12-14
1500년경 이탈리아의 밀라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매우 신비스러운 미소를 띤 아름다운 여인이 도시에서 꽤 이름난 화가를 어렵게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건넸지요.
“그림 값은 얼마든지 드릴 테니 제 초상화를 그려주시겠습니까?”
여인을 본 화가는 거만한 태도를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나는 너무 바빠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저기 길 건너 초라한 곳에 가면 일거리가 필요한 화가가 있소. 그 사람에게 가보시오.”
초라한 곳에서 일거리를 필요로 했던 화가는 누구였을까요? 그는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였습니다. 그리고 신비로운 미소를 띤 아름다운 여인은 모나리자였지요.
이 일화를 통해, 교만한 화가에게서는 아름다운 것이 나오지 않고 겸손한 화가로부터 유명한 명작이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하느님께서는 쓰시는 사람은 교만한 사람이 아니라 겸손한 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교만을 버리고 겸손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사실 겸손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합니다. 겸손하기 위해서 무슨 용기가 필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겸손보다는 교만을 선택하는 것을 볼 때 겸손하기 위해서는 상상하기 힘든 용기가 필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그 겸손의 모범을 어린이들에게서 발견하라고 말씀하시지요.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으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실 어린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어린이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굳어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어린이를 받아들이고 어린이를 따라 한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판받을 것이라는 생각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즉 자기를 낮추는 겸손한 사람만이 하늘나라에서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긴 참 스승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지요. 그래서 공자도 자신을 포함하여 세 사람이 모이면 두 사람은 스승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왼쪽에 있는 나쁜 사람을 보고 따라하지 않으면 그가 스승이요, 오른쪽에 있는 좋은 사람을 보고 따라할 수 있으면 그도 스승이라고 했지요. 결국 내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세상 도처에 있는 위대한 스승을 만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한 마음이 필요한 것은 물론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은 우리들이 교만해지는 것이 아니라, 겸손해지는 것임을 기억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버이에게 늘 좋은 것 드릴 생각을 하고, 드릴 것이 없으면 하루에 두세 번 웃는 얼굴로 대하라(니치렌).
생각도 연습이 필요하다(‘좋은 생각’ 중에서)
“골프공 표면의 구멍은 몇 개일까?”
어느 회사의 면접 때 응시자들이 받은 질문이다. 응시자 대부분은 “공을 반으로 자르면 중간에 구멍이 제일 많고 하나씩 줄어드니 200개 정도 될 것 같아요.” “집에 골프공이 있는데 구멍이 300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한 응시자의 대답은 달랐다.
“골프공 둘레가 4~5Cm, 구멍의 둘레가 2~3mm 된다고 했을 때 가장 큰 둘레의 구멍은 대충 25개일 것입니다. 그리고 몇 개씩 줄어들어 결국 백 몇 개가 될 것 같습니다.”
이후 그는 회사에 당당히 합격했다.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잘 피력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즉 일상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답을 요구할 경우, 그 과정이 복잡한 수학적 사고를 필요로 할 수 있는데, 이때 완벽한 답보다 어떻게 실타래를 풀어 가는지를 보려는 게 질문의 핵심인 것이다.
이렇게 답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를 ‘페르미 추정’이라 한다. 노벨상을 받은 이탈리아 물리학자 페르미가 학생들의 사고력을 시험하던 문제에서 유래했다. 이 문제들은 대개 정답이 없다. 지식으로 풀라는 게 아니라 생각의 힘을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하루 동안 소비되는 피자는 몇 개인가?” 같은 문제가 이에 해당된다.
정답은 없지만 답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사고하는 과정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것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준다. 아주 사소하거나 당연한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각의 문을 열어 보자. 늘 걷던 길이 새로운 길로 이어질 것이다.
Steve Barakatt - Private Les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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