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東窓) / 레오나르도 창밖을 봅니다 한 사람 그려보는 시름깊이야 계절로도 위안이 안 되는지 등나무 흑싸리 지더니 상사화 꽃도 졌습니다 달 밝아 잠 못 이루고 비라도 주룩 주르륵 내리면 영락없이 흩는 갈퀴질 따라 몸부림도쳤습니다 하얗게 눈이라도 내린 날이면 맨발로 뛰어나가 그사람 이름을 써놓고 기쁨에 입맞춤도 했지요 어둠에 가려 캄캄한 이 밤 달인들 오시겠는지 속절없이 속는걸 알면서 가만히 동창 열어놓고 돌아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