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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과 거룩함/하느님께 대한 믿음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13 조회수489 추천수0 반대(0) 신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

'육'과 '영'의 차이는 감각적인 것과 영적인 것,
열정과 초연함의 차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방법으로 초연하고 영적이면서도
 여전히 "육적인 것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고 신약성서는 말하고 있다.
(참조: 1코린 3,1-4; 야고 3,13-18)

육과 영을 구분하는 것은 믿음이고,
믿음은 우리에게 '성령 안에서'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생명을 준다.
성서 말씀이 뜻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다.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갈라 5,6)
여기서 말하는 의로움이란 하느님과의 일치에서 솟아나는 거룩함이고,
이 거룩함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갖추어야 할 적절한 덕들로 표현된다.

그리스도는 믿음에 의해 우리 삶 속에서 '하느님의 힘'이 되신다.
우리는 오직 믿음으로만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를 우리의 구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은 이름뿐인 그리스도인일 따름이다.
그 사람은 그리스도의 몸의 일부로서가 아니라 종교 기구로서
사회의 한 기관인 교회에 속해 있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지켜야 할 보편적인
 규범들에 대해서도 하느님께 대한 사랑이 아닌,
그것의 내적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공동체에
 받아들여지기 위한 최소한의 선행만 행한다.

그리스도께서는 믿음과 인간적인 존경 사이에
확연한 대립이 존재함을 분명히 말씀하셨다.
"자기들끼리 영광을 주고 받으면서 한 분이신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추구하지 않으니,
너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
(요한 5,44)

믿음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라면,
그것의 참된 성격은 어떤 것일까?
교회의 권위로 우리에게 제시된 몇 가지 교리를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하는가?
믿음은 그것 이상이다.
믿음은 당연히 교의적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것에만 국한된다면 충분치 않을 것이다.
자신의 판단은 유보한 채 단순히 따르는 것이 믿음의 전부는 아니다.
그것은 다지 믿음의 한 단면일 뿐이다.

지난 5세기 동안 교리해석을 둘러싼 혼선과 분파 간의 갈등으로
교회의 권위로 내린 교리에 대한 정의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지나친 강조 때문에 잘못된 관점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믿음은 단순히 어떤 특정한 진리에 대해 생각만으로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시며 진리 자체이신 분께 우리 전 존재를 바치는 것이다.


「삶과 거룩함」에서
Thomas Merton 지음 / 남재희 신부 옮김 / 생활성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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