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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29일 야곱의 우물- 마르 7,,17-19 묵상/ 죽음, 그 새로운 시작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8-29 조회수402 추천수2 반대(0) 신고
죽음, 그 새로운 시작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그때에 헤로데는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둔 일이 있었다. 그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헤로데가 이 여자와 혼인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런데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을 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그 자리에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가 춤을 추어, 헤로데와 그의 손님들을 즐겁게 하였다. 그래서 임금은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나에게 청하여라. 너에게 주겠다.” 하고 말할 뿐만 아니라,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자,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 하고 일렀다. 소녀는 곧 서둘러 임금에게 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청하였다. 임금은 몹시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임금은 곧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고 명령하였다. 경비병이 물러가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어,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주었다. 그 뒤에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무덤에 모셨다.
 
 
 
 
◆ 한국천주교회사를 공부할 때 순교자들의 죽음에 대해 묵상하고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있다. 신부가 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박해 때문에 돌아가신 김대건 신부님의 안타까운 죽음과 온몸이 닳아빠질 정도로 조선 팔도를 다니시다가 과로로 돌아가신 최양업 신부님의 죽음. 어디 이런 죽음뿐이겠는가. 이름도 없이 죽어간 들꽃 같은 신자들의 값진 피는 얼마나 많았는가.
오늘 복음에서도 안타까운 죽음 하나를 기억해 본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이다. 지금의 우리가 보아도 황당하고 어이없는 죽음인데 당시 요한의 제자들이나 그에게 희망을 걸었던 민중에게 그의 죽음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나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준 또 하나의 죽음을 떠올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다. 함께 시청광장에 갔던 선배와 죽음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선배는 불교 신자였는데도 이번 일로 그리스도교의 부활을 체험한다고 고백했다. 예수님의 삶이 기득권에 대항한 수난의 연속이었고 결국은 정치범으로 몰려 돌아가신 후 겁쟁이 같던 제자들이 용기를 갖고 일어서게 된 과정이 현재 우리 이야기와 닮았다는 것이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2,24)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로 살았던 세례자 요한의 죽음 때문에 그의 시대가 가고 예수의 시대가 열렸으며, 예수님이 가신 뒤 성령을 통한 제자들의 시대가 열렸다. 또한 수많은 순교성인들의 피로 우리가 마음껏 신앙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다가오는 시대는 누구의 어떤 시대가 될까? 나는 그 자리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어떻게 해내야 할까? 책임감이 느껴진다.
한은주(수원교구 안중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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