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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12일 야곱의 우물- 복음 묵상/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2 조회수482 추천수3 반대(0) 신고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따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거두어들이지 못한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실행하는 이가 어떤 사람과 같은지 너희에게 보여주겠다. 그는 땅을 깊이 파서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홍수가 나서 강물이 집에 들이닥쳐도, 그 집은 잘 지어졌기 때문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자는, 기초도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 강물이 들이닥치자 그 집은 곧 무너져 버렸다. 그 집은 완전히 허물어져 버렸다.”
 
 
 
 
◆ 일본에 갔을 때 오래된 절의 진입로에 즐비한 상가 사이를 지났다. 좁은 길 양쪽에 작고 고만고만한 상가가 늘어섰는데 그중 작은 공간 하나가 투명한 비닐을 친 채 공사 중이었다. 일본의 공사현장은 어떤가 궁금증이 생겨, 나는 일행에서 빠져 그 작은 공사현장 출입구 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위생장비를 갖춘 두 명의 인부가 양 끝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작은 솔과 쓰레받기를 들고 구석구석 꼼꼼하게 시멘트 바닥의 먼지를 쓸어내고 있었다.

그 광경은 마치 정성스럽고 조심스럽게 연로하신 부모님의 방을 정돈하는 모습, 또는 불공드리듯 예를 올리는 것처럼 경건하고 철저한 모습이었다. 그들의 작업을 넋을 놓고 지켜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의 공사는 ‘공기를 얼마만큼 단축하여 일사천리로 순식간에 이루어 내는 것’이 자랑이다. 그러느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과정, 가장 중요한 기초 작업이 허술하거나 생략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그러니 그 집들은 기초도 없이 맨땅에 지은 집과 같다. 큰물이 들면 곧 무너져 버린다.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이라고 했다. 그리스도 신앙을 따르는 우리에게 ‘성전의 기초’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하느님의 성전인 우리 자신의 사정은 어떠한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든든한 기초 위에 그에 걸맞은 충성스러운 집이 들어섰는가? 한번 지어진 집을 정성스레 쓸고 닦으며, 작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꼼꼼하게 원인을 살피며 그에 필요한 보수공사를 ‘주님과 함께’했는가? “주님께서 집을 지어주시지 않으면 그 짓는 이들의 수고가 헛되리라. … 일찍 일어남도, 늦게 자리에 듦도, 고난의 빵을 먹음도 너희에게 헛되리라.”(시편 127, 1-2) 하신 말씀이 내 삶의 좌표가 되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오늘,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실행하는 이는 땅을 깊이 파서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홍수가 나서 강물이 집에 들이닥쳐도, 그 집은 잘 지어졌기 때문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 사람이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김정미 수녀(성심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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