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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로운 물길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2 조회수439 추천수2 반대(0) 신고
 
 

새로운 물길 - 윤경재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실행하는 이가 어떤 사람과 같은지 너희에게 보여 주겠다. 그는 땅을 깊이 파서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홍수가 나서 강물이 집에 들이닥쳐도, 그 집은 잘 지어졌기 때문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자는, 기초도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 강물이 들이닥치자 그 집은 곧 무너져 버렸다. 그 집은 완전히 허물어져 버렸다.” (루카 6,46-49)

 

 

이스라엘 국도를 달리다보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표지판이 눈에 띕니다. 그것도 아주 자주 만나게 됩니다. 삼각형 주의판에 세 줄 물결무늬가 그려있습니다. 안내자가 묻더군요. 이게 무슨 표지판일까요? 요철 구간이다, 굽은 길이다 등등 다들 엉뚱한 대답만 하였습니다. 정답은 비 올 때 물이 홍수처럼 넘치는 구간이랍니다. 이런 구간에 비가 내리면 물이 한데 모여 거세져 자칫하면 버스를 넘어뜨릴 정도랍니다. 안내자도 예전에 갑자기 불어난 물에 버스가 물에 잠겨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얼른 고지대로 피신해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또 질문을 하더군요. 이스라엘 사막지역에서 사망사고가 자주 나는데 원인이 무엇인 줄 아느냐고? 아이러니하게도 길을 잃어서도 아니고, 갈증과 굶주림이 아니라, 익사사고 때문이랍니다. 사막에서 비를 만나면 물길이 거세어 거의 폭포수준이랍니다. 주위의 모든 것을 순식간에 휩쓸고 간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물길이 어디로 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냇가와 강이 구별되어 있지 않아 무척 위험하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청중들이 익히 아는 사실을 가지고 비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야 잘 알아들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우리처럼 강물이 늘 흐르던 데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몰아치기 때문에 평소에 항상 준비하고 깨어 있으라는 의미를 담고 싶으셨습니다. 사람의 종말도 급박하게 닥쳐오기에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주님, 주님’이라고 말만 앞세우면서 실행을 하지 않는 사람은 급류에 휩쓸려가는 신세가 되고 말 것입니다. 마태오 복음서와 루카 복음서에 비슷하게 출현하는 이 대목은 종말은 앞둔 처지에서 사람들이 취할 행동 양식을 일깨우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새로운 세대를 여시는 분입니다. 새로운 창조를 이끄시는 분입니다. 새 창조에 이르는 길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릅니다. 대재앙과 파괴, 불과 물의 홍수를 지나게 되어 있습니다. 

하루 중에 낮은 열두 시간에 지나지 않고, 밤이 오기 전까지 조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밤에는 들길에서 넘어지기 십상이며 어둠 속에서 길을 잃게 마련입니다. 무작정 사막에 들어가면 예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익사를 당해 죽음을 맞이할 것입니다.

예수께서 이끄시는 새로운 물결에 걸리고 휩쓸려 넘어지지 않으려면 땅을 깊이 파고 기초를 든든하게 세워야 합니다. 새로운 물길이 어디로 어떻게 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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