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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말씀을 열매 맺게 하는 참다운 농부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19 조회수910 추천수10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연중 24주간 토요일 - 말씀을 열매 맺게 하는 참다운 농부

 
 

 

어제는 얼마 전에 아버님 장례를 위해 한국에 잠시 돌아온, 로마에서 함께 공부하는 한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그 신부님과 그분의 어머니로부터 며칠 전에 하늘나라로 가신 그 아버님에 대한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고인이 되신 아버님은 평생을 교회를 위해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해 온 분이셨습니다. 특별히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깊으셨습니다.

특별히 어머님이 남이 버린 작은 피에타 상을 주워오셨는데 두 분이 어딜 가나 항상 그 피에타 상을 함께 지니고 다니셨다고 합니다. 아버님께서 이 ‘고통의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크셨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피에타 상은 미켈란젤로가 조각하여 현재는 바티칸 성당에 있는, 성모님께서 십자가에서 내리워진 아드님의 시신을 안고 고통에 잠겨있는 모습의 조각입니다)

아버님은 ‘십자가 현양 축일’ 다음 날 오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에 매년 밤샘 기도를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님을 안으시고 어머니께서 처음으로 목 놓아 고통스럽게 우셨던 그 고통에 함께 참여하면 바로 천당으로 간다고 배우셨고 또 그렇게 믿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결국 요 며칠 전에 아버님은 폐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더 며칠 전에 일어나 앉으셔서 면도를 하시고 잘 단장하신 다음 아내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난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에 장례를 하고 싶어.”

어머님은 아직 아버님이 건강해 보이셔서 그냥 하는 소리로 흘려들으셨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일 밤 11시 38분에 운명하셨습니다. 그 다음 날이 바로 ‘십자가 현양 축일’이었고 그 다음 날, 즉 장례를 치르는 날이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이었습니다.

22분만 더 사셨어도 장례는 그 다음 날이 되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5년 동안 항상 함께 하셨고 마지막까지 임종을 지켜보았던 작은 피에타 상에는 ‘부활 축일’라는 글자와 ‘성모 병원’이란 글이 박혀져 있습니다. 아버님이 운명하신 병원이 바로 여의도 성모 병원이었습니다.

즉, 같은 본당 누군가가 성모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부활 대축일에 작은 피에타 상을 선물로 받았는데 그것을 버린 것을 주워 모시고 다니던 중, 다시 그 피에타 상이 만들어졌던 성모병원에 입원하여 그 곳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신 것입니다. 마치 성모님께서 그 병원에서 나오셔서 5년 동안 함께 지켜주시다가 마지막으로 그 병원으로 아버님을 불러 들여 피에타 상에 걸맞게 당신이 가장 소원하던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에 장례를 치르게 된 것입니다.

 

저도 성모님에 대해 좀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이지만 그 아버님만큼 성모통고에 대한 신심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십자가 현양 축일과 성모 통고 기념일이 그렇게 연결되어 있고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어쩌면 들었고 배웠지만 그냥 흘려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고인이 되신 그 아버님께는 이 신심을 마음 깊숙이 간직하였고 믿으셨고 그래서 마지막 돌아가실 때 열매를 맺으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선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가 나옵니다. 씨가 길가, 돌밭, 가시밭, 좋은 밭 등에 떨어졌지만 결국 열매를 맺은 것은 좋은 밭에 떨어진 씨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매를 우리에게 주시지 않습니다. 우리의 공로도 원하시기 때문에 그 분이 우리에게 뿌려주시는 은총은 항상 우리의 노력으로 싹을 틔우고 키워서 열매를 맺어야하는 ‘씨’의 상태입니다.

나에겐 그 말씀의 씨앗이 뿌려지지 않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마음이 굳을 대로 굳은 길바닥과 같은 곳에도 당신의 씨앗을 뿌리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좋은 땅에 뿌려진 씨만이 좋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위의 아버님은 좋은 땅이었고 그래서 말씀이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땅과 나쁜 땅을 어떻게 구분할까요? 바로 좋은 땅은 말씀을 믿고 나쁜 땅은 믿지 않습니다.

저도 올 여름에 한국 들어와서 귀의 이명치료를 3달 정도 했지만 큰 차도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그분들이 하는 치료방법에 신뢰를 갖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하라는 운동도 제대로 하지 않고 약을 거르는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니 지금쯤 많이 좋아졌어야 한다고 하는데, 별 차도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제가 처음부터 나아진다고 믿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믿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아버님의 예에서는 아버님께서 좋은 땅에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일 줄 아셨기에 그렇게 당신이 원하시는 때에 성모님께서 사랑하신다는 증거를 가득 안고 하늘나라로 가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길에 떨어진 사람은 완전히 믿지 않는 사람을 뜻하고 자갈밭 위에 떨어진 사람은 약한 믿음을 가진 사람을 의미합니다.

“길에 떨어진 것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악마가 와서 그 말씀을 마음에서 앗아가 버리기 때문에 믿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바위에 떨어진 것들은, 들을 때에는 그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뿌리가 없어 한때는 믿다가 시련의 때가 오면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좋은 땅이 되려면 단순하게 믿는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 돼야 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좋은 땅에 뿌려졌더라도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는 원인들이 있는데 예수님을 그것을 이렇게 풀이해 주십니다.

“가시덤불에 떨어진 것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살아가면서 ‘인생의 걱정과 재물과 쾌락’에 숨이 막혀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교만’하여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지 못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 또 ‘세상’ 제물에 욕심을 내는 것, 그리고 ‘육체’적 쾌락을 찾는 사람들은 말씀을 들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죄의 뿌리인 세 가지 원수, 즉 삼구를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비옥한 땅에 뿌려진 씨앗도 죄를 짓는 사람에겐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좋은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주님께 바치기 위해서는 평상시에도 죄를 짓지 않도록 노력하며 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여 많은 열매를 맺는 사람은 그것을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믿을 줄 알고 또 죄를 짓지 않으려고 노력하여 그것이 자라나 끝까지 열매를 맺게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제 열매 맺게 할 줄 아는 좋은 농부가 되는 일만 남았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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