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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일 머리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9-26 조회수1,090 추천수1 반대(0) 신고
다리우스 임금 제 2년 여섯째 달 초하룻날, 주님의 말씀이 하까이 예언자를 통하여 스알티엘의 아들 즈루빠벨 유다 총독과 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에게 내렸다.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 백성은 ‘주님의 집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주님의 말씀이 하까이 예언자를 통하여 내렸다.
“주님의 집이 무너져 있는데, 너희가 지금 판벽으로 된 집에서 살 때냐?
─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너희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아라. 씨앗을 많이 뿌려도 얼마 거두지 못하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으며, 마셔도 만족하지 못하고, 입어도 따뜻하지 않으며,
품팔이꾼이 품삯을 받아도 구멍 난 주머니에 넣는 꼴이다.
─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너희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아라.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집을 지어라.
그러면 나는 그 집을 기꺼이 여기고, 그것으로 영광을 받으리라.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하까이 1:1-8)
 
유다인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서 성전을 재건하도록 하기 위한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자유를 얻었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을 지어 쉬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딴 짓을 했다. 하느님께서는 우선순위를 모르고 있는 유다인들을 바르게 인도하라는 계시를 하까이 예언자에게 내렸다. 다행히 유다인들은 예언자의 말을 듣고 서둘러 집을 지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집값이 너무 비싸서 집을 살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자동차를 먼저 산다.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유다인들이 판자집에 살면서 집을 지를 생각을 하지 못 한 것과 같다.
 
어릴 때 선친으로부터 가장 야단을 많이 맞는 것은 일 머리를 모를 때였다.
그리고 그 다음 일까지 생각하여 일을 하지 않으면 불호령이 떨어졌다.
모택동이 두 딸에게 이름을 손이 재빨라야 한다는 뜻의 민(敏)과 말을 아끼라는 뜻의 눌(訥)로 지은 것처럼 선친의 가르침도 꼭 같았다. 컴퓨터 용어에 “Fail-Safe”란 말이 있다.
장애가 생겼을 때도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짜라는 말이다. 인간은 잘못을 범하게 되어 있는데도 자신이 하는 일에 잘못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일 머리를 ‘요령’이나 ‘잔머리’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 머리는 관찰력과 창의력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일 머리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창의적으로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생각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기본적으로 창의성에 바탕을 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정해진 틀을 벗어나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을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일 머리를 모른다. 일 머리가 뛰어난 사람은 혁신을 불러온다. 틀을 바꾸기 때문에 혁신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일의 순서를 정하고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이 효율적으로 된다. 공부머리를 갖고 있다고 일 머리도 갖고 있지 않은 까닭은 이 때문이다. 공부머리는 정해진 틀 안에서 공부이기 쉽다. 지능 지수하면 쉽게 떠올리는 뛰어난 계산 능력이나 암기 능력은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것들을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공부를 잘 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하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암기를 하게 된다.
 
베드로가 예수님이 깊은 뜻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는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고 말한 것은
바로 일 머리가 없어서였던 것 같다. 급한 성격도 원인이겠지만 성령을 받기 전에는 예수님의 깊은 뜻을 헤아릴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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