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우리는 어떤 사람일까? ........ 김상조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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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광자 | 작성일2009-09-28 | 조회수616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우리 각자는 경우에 따라 “어떤 사람”이 되기도 하고, “모든 사람”이기도 하다. 과연 어떤 때에 그런 구분이 일어나는 것일까? 예컨대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났다"고 말하거나, "우리 모두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라고 말하는 것.
그런데, 누군가를 두고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면, 일단의 무리가 있고 그 무리에 속하지 않는 어떤 누구를 지칭하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제자들이 예수님과 함께 한 무리를 이루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과 같이 다니지도 않으면서 예수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려 한 사건이 있었다. 여기서 어떤 사람과 모든 사람의 구분이 있을 수 있다. 예수님께 속한 사람들 모두라는 구분과 그렇지 않고 혼자 따로 있는 어떤 사람이다. 제자들은 그 어떤 사람이 자기들 흉내를 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짓을 못하게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러지 말라고 하신다.
“막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일으키고 나서, 바로 나를 나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예수님과 모세의 마음이 같음을 알 수 있다. “너는 나를 생각하여 시기하는 것이냐? 차라리 주님의 온 백성이 예언자였으면 좋겠다. 주님께서 그들에게 당신의 영을 내려 주셨으면 좋겠다.”
예수님은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따로 있기를 바라지 않으신 것 같다. “모든 사람, 같은 한 형제”가 되길 바라신 것 같다.
하지만 그 기준이나 중심은 “우리”가 아니라 “예수님의 이름”이다.
“스승님, 어떤 사람이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저희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희를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저희는 그가 그런 일을 못 하게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제자들은 그 어떤 사람이 예수님을 따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제자들 자신들(우리)을 따르지 않는다고 구분한 것이다.
예수님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을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사람이라는 말은,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람, 예수님이 주인인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그분을 뽑아서 그리스도로 삼은 것이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뽑아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삼았다는 사실(요한 15,16)이다. 그런데 제자들은 자기들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고 자기들 스스로 어떤 힘을 가진 제자들 무리를 만들었다고 여겼기 때문에 “우리를” 따르지 않는 “어떤 사람이”라고 말한 것이다.
우리도 제자들처럼 그리스도인, 천주교인, 신자들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차지한 지위가 아니라 예수님이 우리를 선택해주신 덕분에 얻게 된 특은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차지하거나 뺏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그냥 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하느님이나 예수님 모두, 우리 모두가 같은 그분의 제자가 되길 바라시고 또 당연히 그런 은총을 주시고자 한다는 것이다. 어느 누군 제외하고 나만 특별하게 여기기 때문에 나를 택하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이 개개의 사람 각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말할 때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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