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어젯밤 무슨 사연 있었기에 호박잎 은행잎은 진땀을 흘리는지 어둠만큼이나 두터웠던 안개 노란 해 오름에 물 깊이 숨었네 왠지 바람 없이도 시린 날 들녘은 어제만큼 베어졌고 시월은 깊어 간다 아아, 빨강마호라 날씬한 그녀는 빨랫줄에 눈물 매달아 놓고 휑하니 떠났다 갔어도 불 없이 타는 단풍만큼이나 가슴 태우실 거야 삼짇날이면 돌아오실 테니 나는 기다릴 테야 오시더라도 설마 홀로야 아니 오겠지 그 날은 손 꼭 잡고 꽃구경가야지 / 레오나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