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부활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놀랍고 신비스러운 사건을 표현할 때 무덤에서 걸어 나오시는 장면을 묘사한다면 너무 직설적이고 주관적인 것은 아닐까 ?
그러나 외젠 뷔르낭 (1850 ~ 1921) 의 유화 작품 ‘달려가는 제자들 : 베드로와 요한’ 을 보면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 베드로 (그 후 선교와 순교로 성인이 되셨지만) 를 통해 그 사건의 놀라움과 두려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 기쁨은 아직 나타나 있지 않은 듯하지만 말이다. 사실 그랬을 것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미 부활 사건에 대하여 누차 말씀하셨지만 진정으로 이해한 이가 있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부활 소식을 듣고 무덤으로 달려가는 베드로는 어쩌면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한 것을 어떻게 변명해야할지 머릿속이 복잡했을지도 모른다.
오늘 복음에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하고 말씀하시는데 이는 재림을 뜻하시며, 특히 루카 복음사가는 우리에게 재림 시기가 닥치기 전에 예수님의 지시를 성실히 따르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 같다. 따라서 예수님을 따르려면 믿음이 있어야 하고 그 믿음은 예수님 부활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기반을 두고 “예수 부활 아니시면 구속 사업 헛되도다.” (가톨릭 성가 134번) 라는 구절을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주님께 다가가고 깨어 있는 방법의 하나가 성화를 보고 묵상하며 사람들과 대화하고 가르치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다. 지난 시절에는 전혀 다른 길을 걷다가 이 시점에는 생각지도 않은 교회의 한 분야에서 봉사하게 된 은혜에 감사하며 항상 깨어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유경희(가톨릭미술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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