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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12일 야곱의 우물- 루카 17,20-25 묵상/바다처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2 조회수458 추천수3 반대(0) 신고
바다처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서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을 받으시고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사람들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날을 하루라도 보려고 갈망할 때가 오겠지만 보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에게 ‘보라, 저기에 계시다.’, 또는 ‘보라, 여기에 계시다.’ 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나서지도 말고 따라가지도 마라. 번개가 치면 하늘 이쪽 끝에서 하늘 저쪽 끝까지 비추는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날에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먼저 많은 고난을 겪고 이 세대에게 배척을 받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바다를 좋아합니다. 저는 산과 바다, 둘 다 좋아합니다. 특히 큰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구석이 시원하게 뻥 뚫리기도 하고, 하느님이 만드신 그 바다 앞에서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바다에는 잔잔한 파도도 있고, 거대한 해일이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바다의 넓음과 푸르름을 보며 바다를 크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바다가 진정으로 큰 이유는 바다의 넓고 푸르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가 이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낮은 자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처럼 말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주위 사람들이 힘겨워 하고 아파할 때면, 말로는 다 포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까지 쉽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아파하는지 함께 느끼려는 관심과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다를 보니 그 바다가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바다는 힘든 사람한테는 함께 낮아지라고 말합니다. 또 아픔을 함께 나누어 줄 수 있는 넓은 마음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바다는 무엇인가를 일깨워 주려고 우리에게 가까운 그곳에 그렇게 낮게 고요히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과연 하느님 나라가 무엇이기에 우리 가운데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그 말씀은 ‘하느님 나라’는 먼 하늘 위나 또는 죽은 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는 곳에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은 절망과 비관을 버리고, 희망과 감사를 드리는 바로 그곳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확인하고 이루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말씀을 듣고 사랑을 실천하는 그곳에서 피어납니다. 우리의 보금자리인 가정과 이웃, 형제자매 안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복음을 실천하는 곳, 그 어디나 다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오늘은 바다가 보고 싶습니다. 바다처럼 넓고 깊고 또 낮은 마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듣고 실천하겠노라고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를 살겠노라고 바다를 향해 큰 소리로 외치고 싶습니다.
김수만 신부(광주대교구 비아동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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