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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301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25 조회수444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2ㄴ-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13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14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15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16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18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진리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불의한 세력들에게 박해를 받지만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며 특히 박해에 대하여, 박해에 대비하여 말씀하고 계십니다. 복음을 묵상할 때마다 자주 느낀 점이지만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오늘 말씀에서의 박해와 같은 이런 용어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경우로는 생명 또는 영원한 생명 등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이런 경우는 구원이 대표적인 것 같습니다. 흔히들 구원을 자주 얘기하지만 구원이 뭐냐고 여쭤보면 제대로 얘기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구원받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지만 구원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면, 구원을 잘못 알고 있다면 시작부터 잘못되었으므로 교회에서 칭찬받는 신자는 될 수 있을망정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올바른 신앙생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전문 용어나 법률 용어를 일반화시킬 수 없듯이 신앙 언어 역시 일반화시킬 수 없는 것입니다.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개념과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의 개념에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처럼 같은 단어라 할지라도 쓰는 용법에 따라 그 뜻이 다름에도 이를 구별하지 않고 있으므로 복음 말씀을 이해하는데도 차이가 있는 것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의 박해에 대해서도 그 뜻을 바르게 이해해야 올바른 묵상을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흔히들 종교 탄압을 박해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박해를 말씀하신 당시는 예수님을 가르침을 따르는 종교 즉 우리 그리스도교는 아직 생겨나지 않았으므로 지금처럼 종교 탄압의 뜻으로 말씀하신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복음에서의 박해를 우리 그리스도교가 박해 받았던 사실들을 연상하게 되면 오늘 말씀을 다른 뜻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실제에 있어서도 가족 간의 종교차이로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늘 복음을 인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말씀하신 박해는 진리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불의한 세력에게 고난을 받는다는 말씀입니다. 지금 우리 주위에도 진실과 진리를 위해서 헌신하시느라 고난을 받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이런 분들이 당하는 고통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박해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가 박해를 받고 있지 않다면 오늘 가르침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교가 받았던 많은 박해는 불의한 세력에 맞서 싸우며 그들로부터 받은 박해라기보다는 신관의 차이에서 오는 박해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하느님에 대하여도 각자의 생각이 다릅니다. 예수님이 알려주신 아버지 하느님과 각자가 상상하는 하느님은 다릅니다. 제가 생각하는 하느님과 제 집사람이 생각하는 하느님이 다르므로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함께 성당을 나가고 하느님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런 잘못부터 먼저 없애야 하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하느님을 전부 인정하는 것이 교세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리의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기복의 하느님을 믿지 않을 것이며, 기복의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진리의 하느님은 생각하지 않고 있으므로 우리 교회는 교세 확장을 위해서도 암묵적으로 모든 하느님을 전부 인정하고 있습니다.

유일하신 하느님은 한 분임에도 각자의 신관이 다름에도 모두 인정한다면 이런 경우가 바로 다신론의 관점입니다. 서로 다른 하느님을 믿고 있음에도 하느님이란 용어만 같으면 모두 똑같은 하느님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도 신앙 언어가 일반화된 오류에서 비롯되고 있다 하겠습니다. 또 우리는 '修道者' 라는 표현을 아주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지만 道를 얘기하면 아예 이단으로 취급하고 있으므로 이런 언어의 혼란부터 바로 정립하여야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 그리스도교의 각 종파간의 대화는 물론 타종교와도 비로소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박해를 받을 때를 대비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하였습니다. 거짓은 거짓을 은폐하기 위해서 온갖 거짓으로 변론을 준비해야 하지만 진실과 진리는 그 자체로 진실이고 진리이므로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미리부터 따로 준비할 것이 없습니다. 진실과 진리의 입은 어떠한 말을 하여도 모두가 진실이고 진리이므로 더 이상 무슨 변론을 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진리는 모두가 알 수 있는 단순한 것이며 어렵고 복잡한 것일수록 보편적 진리와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하신 말씀은, 진리의 사람은 어떠한 말을 하여도 진리만을 말하므로 어느 때나 불의를 반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직 수동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들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신 말씀입니다. 박해를 받을 때에 진실과 진리는 더 드러날 수밖에 없으므로 오히려 이런 박해를 통하여 진실을 알릴 수 있으므로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노구를 이끌고 아직도 용산에서 매일 예수님을 증언하고 계시는 문정현 신부님께서는 "다른 사람은 잡아가면서 나는 왜 잡아가지 않느냐" 하였습니다. 왜 잡아가지 않겠습니까? 진실과 진리를 증언하는 기회를, 이를 널리 알리는 기회를 박탈하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진리를 증언하기 위해서 수난을 자청하였음을, 진리를 증언하고 알려서 우리 인류를 구원하려 하였음을 오늘 말씀을 통해서도 묵상하고 있습니다.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하셨습니다. 우리가 비 그리스도인들로 부터 미움을 받고 있다면 '내 이름 때문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미움을 받고 있을 것입니다. '내 이름'은 '진리'를 말씀하고 계시며 진리를 외친 사람치고 박해를 받지 않은 사람은 우리 인류 역사에서 그리 흔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분들은 우리에게 잊혀지지 않고 늘 함께 하므로 영원한 생명을 살고 계십니다. 이처럼 생명은 함께 하는 것이며 죽음은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진리를 말씀하셨기 때문에 수난을 받으셨으며 그렇지 않다면 수난을 받을 이유도 없었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는 박해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오늘 복음에 의하면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며 일부의 잘못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서 비난을 받는 것은 박해가 아니라 말 그대로 비난입니다.

이런 비난을 박해로 미화하는 자들 때문에, 우리가 진리의 가르침과는 먼 삶을 살기 때문에, 우리 교회가 박해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예수님은 이천년이 지난 오늘에도 재림하지 않고 계시지만 그럼에도 이를 반성하지 않고 재림을 기다리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진리의 삶을 사시다가 수난을 받으셨습니다.
이런 가르침을 따르고자 태생된 우리 교회는 박해받는 교회가 아니라
축복받는 지상 교회가 되었고 저희도 그 속에서 축복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 세상은 불의가 판치고 갖은 우상을 섬기고 있음에도..
우리 교회도 저희도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땅에서 불의가 사라질 때까지
그들에게 박해를 받고, 진리를 증언할 수 있도록
성령님의 이끄심에 따라 인내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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