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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의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28 조회수1,110 추천수5 반대(0) 신고

 

2009년 11월 17일 화요일

요르단을 떠납니다. 예상과 달리 너무나 좋았던 곳, 아직 꾸며지지 않은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아침 7시 30분. 오늘의 미사는 중3동 성당의 김준태 신부입니다. 오늘은 호텔의 바를 빌려서 미사를 했지요. 옆에 양주병이 가득한 곳에서 미사를 한다고 하니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물론 이곳에도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시겠지만 말입니다. 벌써 성지순례를 한 지가 일주일째입니다. 그러다보니 힘든 사람도 있나 봅니다. 이춘택 신부가 찌뿌듯하다고 하니 이성만 신부가 튼튼한 몸으로 안마를 해줍니다. 사실 해외로 여행을 하다보면 말이 다르고, 식사가 달라서 사이좋던 사람들도 많이 싸웁니다. 그런데 성지순례이기 때문일까요? 우리들은 더욱 더 친해지는 것 같습니다.

 

미사 그리고 식사 후 몇 명은 홍해로 Glass Boat를 타러 가고, 몇 명은 남아서 개인 할 일을 자유롭게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 여행기가 밀려서 남아서 쓰기로 했지요. 글라스 보트를 타고서 홍해 바다를 보는 것으로 단순한 관광코스라서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거든요. 물론 속으로는 저도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다녀온 사람들이 다들 후회하더라는 것입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바다 속이 보이지 않아서 그냥 뱃놀이 하고 왔답니다(저를 위해서 이렇게 말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주님께서는 제가 배 아플까봐 이런 배려를 하신 것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그렇지 않겠지요? 저의 놀부 심보가 고약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 홍해라는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 원래 성경 안에서 홍해는 갈대 바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홍해로 바뀌었을까요?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 속에서, Reed Sea에서 ‘e''하나가 빠져서 Red Sea가 되었다고 하네요. 한끝 차이로 전혀 다른 이름이 되었답니다. 물론 바닷속의 돌들이 모두 붉은 색이라 홍해라고도 합니다.

 

11시. 드디어 요르단을 떠나 이스라엘로 향합니다. 이스라엘 국경이 다가오면서 조금 겁나더군요. 이스라엘 군인이 총을 들고 있었거든요. 총 보니 긴장이 되더라고요. 이러한 긴장 속에서 저희는 이스라엘 국경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짐 검사를 하는데, 두 명이 걸렸습니다. 신학교에 있는 이성만 신부와 통진 성당에 있는 송태일 신부. 이성만 신부는 검문 때 마다 꼭 걸리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여기서는 국경 지대라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어 못 찍었습니다)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네게브 광야를 통과해서 사해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네게브 라는 말은 ‘행주’라는 뜻이라고 하지요. 즉, 행주가 물기를 없애는 것처럼, 물이 없는 준 사막 지역이라는 것입니다. 도로 양 옆에는 제사 기구를 만들었다는 아카시아 나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나도 힘들어 보이는 이 광야를 바라보며, 물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아니 내가 있는 이 자리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안마 해주는 이성만 신부와 안마를 받고 있는 이춘택 신부

 

 


김준태 신부의 미사 주례.

 

 


내 침실에서 바라본 홍해바다.

 

1시쯤 어느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에 도착했습니다. 요트카트 키부츠라는 곳으로, 유지방이 매우 유명한 도시라고 합니다. 이 광야에서 유일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그곳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우유 맛도 보고, 아이스크림도 맛보면서 이곳의 특징을 체험해보려 했습니다.

 

참, 이곳에서 한국 학생 한 명을 만났습니다. 요트카트 키부츠에서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는 학생이었는데, 혼자서 참 용기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안식년 때 자전거 여행을 해 볼 생각인데, 솔직히 걱정이 벌써부터 됩니다. 아무튼 이 학생이 좋은 체험이 되길 기도합니다.

 

그곳에서 근본주의 유대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수학여행 같은 것을 온 것 같았는데, 모두가 검은 치마를 입고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의 열성, 이스람교도들의 신심 들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주님께 열과 성을 다하고 있었는지 깊은 반성을 해보게 됩니다. 죄송할 따름이네요.(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한다고 해서 역시 못찍었습니다. 몰래 찍을까도 생각했는데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신부가 그렇게 예의없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넷 검색을 하시길...)

 

 


휴게소에서 먹었던 식사 1.

 

 


휴게소에서 먹었던 식사 2.

 

 


빙상섭 신부. 역쉬... 무게가 느껴집니다. ㅋㅋ

 

 


유지방이 유명한 곳이라서 소 모양이 곳곳에 있습니다. 저와 윤하용 신부.

 

이제 네게브 광야를 지나 씬 광야에 들어섭니다. 민수기 13장에 나오는 정탐조를 보냈던 곳이지요. 여기서 한 가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성서에 나오는 꿀은 벌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긴 광야에서 벌을 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성서에 나오는 꿀은 무엇일까요? 대추야자 꿀이라고 하네요. 따라서 세례자 요한이 먹은 꿀 역시 대추야자 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참고로 알면 좋을 것이, 이스라엘 사람들이 떠돌던 네게브 광야는 철새들이 속도를 늦추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시나이 산을 벗어났던 이스라엘 사람이 메추라기를 먹었다는 내용을 과학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가나안 땅은 성서에 나오듯이 브엘세바에서 단까지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은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나라지요.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중의 두 군데가 바로 가나안 땅을 사이에 두고 맞서고 있습니다. 즉,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그것입니다. 그 가운데에서 얼마나 전쟁이 많았겠습니까? 이리 붙고 저리 붙고... 그래서 하느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브엘세바를 지납니다. 드디어 가나안 땅에 들어선 것이지요. 그런데 가나안 땅에 들어섰어도 그렇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같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상대적인 평가이지요. 이제까지 엄청나게 황량한 사막에 비하면 분명히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남사해 지역으로 소금산에 도착했습니다. 미네랄이 가득 들어 있어서 미용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들린다는 사해입니다. 이곳에서 믿거나 말거나 하는 장면, 바로 창세기 13장에 나오는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를 보았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무시해서 소금기둥이 될 수밖에 없었던 창세기 13장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장면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뒤를 돌아볼까요? 과거를 절대로 되돌아 봐서는 안될 텐데.. 끊임없이 연연하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봅니다. 몇 번이나 소금기둥이 될 것인가요? 하느님의 자비 덕분에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이 사해바다가 깔린 곳이 성서 상의 소돔과 고모라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소금기둥까지 보면서 오늘의 성지순례를 마칩니다. 국경을 통과하다보니 그렇게 많이 순례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룻의 아내라고 일컫는 소금기둥.

 

 


정광웅, 빠다킹, 김준태 신부. 저 뒤가 소금기둥이라고 손으로 가리키는 것입니다. ㅋㅋ

 


Bill Douglas - High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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