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각설탕
작성자이유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04 조회수919 추천수2 반대(0) 신고
 
  어릴적부터 정말 순수하고 열심한 신앙인이었던 엄마는 유교 집안으로 시집을 와서 어쩔 수 없이 성당에는 다닐 수 없었지만 생활 안에서 늘 하느님께 기도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우리집은 나 어릴적에 많이 가난했다.
엄마 말씀에 장남인 아빠 밑으로 코흘리게 어린 고모 삼촌들이 있었기에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변변한 집을 장만하는건 꿈과 같은 일이었다고 한다.
집이 문제가 아니라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기적처럼 느껴졌다고 하셨다.
겨울에 언니와 어린 동생과 엄마,,우리 넷이 외출을 한번 할라치면 우린 온갖 무장을 하고 거의 미이라^^ 수준이 되어 눈만 내놓고 나머지는 돌돌말아 돌린채 길을 나섰다.
(차비를 아끼기 위해 거의 몇정거장 정도는 걸어다녔기 때문에..)
나에겐 이런 어린 시절이 마냥 즐겁기만 했는데 사실 엄마 입장에선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셨을까..
그렇게 길을 나서면 우리의 발걸음은 저절로 약속이나 한듯 화곡동 성당으로 향한다.
목적지가 어디든 상관없이 거기를 지나야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우리끼리 나름 묵언의 규칙(?) 이라고나 할까ㅋㅋ)
지금은 성모님이 바뀌셨지만 25년 전,
성당 마당에는 지나가는 모든 사람은 지켜 보시는 새하얀 성모님이 계셨기고..
우리는 꼭 그분 발치에서 잠시 머물렀어야 했드랬다..우리끼리 자연스레 생겨난 규칙이라고나할까??
엄마는 뭘그리 많은 부탁을 드리는지 눈을 꼭 감고 오랜동안 가만히 서계시면,
꼬맹이 셋은 엄마 성호 그으시는걸 왼손으로 따라 흉내내며 킥킥 거리며 서로 바라보고 웃고 장난하고..
언니는 그래도 한살 더 먹었다고 제법 의젓하게 엄마 흉내를 낸다.
동생과 난 처음엔 진지한 척,,
하지만 일 이분이 지나지도 않아 좀이쑤셔 서로 찌르고 장난하다가 결국은 성모님 앞을 뛰어다니며 잡고 잡히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친다..그쯔음 되었을 때야 엄마의 기도가 끝이나고 우리는 다시금
나란히 나란히 손에 손을 잡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
 
내가 다 자란 어느날 ...
엄마가 내게 말씀하셨다..
엄마 힘들던 그 때 성모님께 바랐던 부탁 3가지를 모두 들어주셨다고..
그 말씀을 하시며 엄마는 더없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신다..
그 미소는 기쁨,, 감사,, 그리고 믿음에서 흘러나오는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천상의 행복을 맛본 표정이었음을 
잊을수가 없다.
 성모님이 들어주셨다는 그 부탁이 무엇이었는지는 중요치 않다.
소원을 말하며 들어주시리라 믿었던 그 마음 ..그리고 그 기도를 전구해 주신 성모님,.
그런 끈끈한 믿음의 관계..
 
눈먼이들이 예수님을 바라보던 그 눈빛으로 하얀 성모님을 바라보던 우리 엄마.
"네가 믿는 대로 되어라."
예수님께 치유받고 더없이 기쁘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저도 예수님을 따르겠습니다"
했던 이 천년 전 그들의 모습을 나는 지금도 매일 매일 지켜본다.
몸이 아프실때도 성당 청소를 가시겠다고 우기며 집을 나서는 엄마의 뒷모습에서..
 
세상에서 성모님을 가장 많이 닮은것 같은 분을 ,,
저의 가장 가까이에 놓아주신 나의 하느님..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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