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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5일 야곱의 우물- 마태9, 10,1-6-8묵상/ 여기가 하늘나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05 조회수370 추천수4 반대(0) 신고
여기가 하늘나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수녀님과 함께 방문한 곳은 병명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복부에 고무줄을 긴 채 생활하는 이사악 형제님 가정이었다. 식사를 거의 못해서 그런지 무척 야위었지만 수녀님과 나를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 나는 신학생으로서 말 한마디라도 건네야 할 것 같아 “힘드시죠?”라고 했는데, 이사악 형제님은 뜻밖에도 “여기가 하늘나라인데 뭐가 힘들겠어요?”하셨다. 거동이 불편해 누워만 계시고 먹는 것조차 힘든 상황에서 하늘나라가 여기라니․․․. 의아하게 쳐다보는 나에게 이사악 형제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프기 전에는 돈 버느라 몰랐는데, 아프고 나서 참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충실한 가장으로서 자식들에겐 용돈을 주는 것이, 아내에겐 월급봉투를 건네는 것이 가장 큰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픈 것을 알고는 우리 가정이 불행해질 것이라 생각하며 하느님을 많이 원망했습니다. 그런데 아파 누워 있다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누워 잇는 제 옆에 앉아 학교에서 있었던 이런 일 저런 일들을 이야기 하며 함께 웃습니다.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던 아내와는 옛날 연애 시절에 있었던 일부터 시작해 이야기할 시간이 넘쳐납니다. 몸은 좀 불편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것이 가정의 행복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여기가 하늘나라입니다.”

그렇다. 하늘나라는 죽어서만 가는 곳이 아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곧 행복이다. 그런데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그 행복을 멀리하고 물질이 주는 행복만 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행복을 다른 곳에서 찾는 길 잃은 양들은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참다운 하늘나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하신다.
강헌철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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