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초인종 소리가 울려 나가보니
‘여보, 나 일주일 후에 집에 도착하오!’
일 년 동안이나 외항어선을 탔던 남편이 일주일 후에 온다는 전보였습니다.
부인의 마음은 온통 설레고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제껏 하던 모든 일을 중지하고 온전히 남편 맞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장원에 가서 머리도 하고, 피부 관리도 받았습니다.
이부자리도 가볍고 푹신푹신 한 것으로 준비를 했고
남편이 좋아하는 매기매운탕에 불고기 산적도 준비했어요.
남편이 올 시간이 가까워지는데 왠지 두려움이 생기고 마음이 불안해.
이 두려움의 정체가 뭘까?
그동안 남편이 피땀 흘려 보내준 돈을 가지고 카바레 가서
흥청망청 탕진했고, 놀음하느라고 돈을 다 날렸고,
제비한테 걸려서 몸까지 뜯겼던 거예요.
즉시 그 자매는 감곡매괴성지에 와서 성사를 보고
준비하고 돌아갔다는 확인되지 않은 전설입니다.
대림절이 되면 본당은 성탄준비로 바쁩니다.
감곡성당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트리를 달았습니다.
대림절이 되면 성탄의 외적인 준비 때문에 내적인 준비를 못할 때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내적인 준비가 더욱 중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회개하고 세례를 받고
주님의 길을 닦으라고 우리 마음의 초인종을 누리고 계십니다.
세례자 요한의 입에서 나왔던 첫 번째 말도 회개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입에서 나왔던 첫 번째 복음도 뭡니까?
회개입니다.
첫 번째, 회개란 자기 자신으로 향하던 마음을 주님께로 돌리는 태도입니다.
오롯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향하다보면 주님 앞에 죄인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두 번째, 내가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를 겸손하게 성찰하는 겁니다.
주일 빠진 것, 간음한 것, 도둑질 한 것, 거짓말 한 것....
그 것 다 회개의 내용이지만 나무로 따지면 잔가지입니다.
회개의 줄기는 그런 것들이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성찰해야 될 회개의 첫 단추는
내가 지금 우상숭배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하느님을 첫째자리에 두고 살아가는지~
사제인 이 김 신부의 첫째 자리에 하느님이 계신가~
늘 묵상해야 되고 여러분들도 늘 묵상하고 사셔야 합니다.
이것이 모든 회개의 근본이요, 마지막입니다.
회개를 성실하고 겸손하게 하는 사람은 그렇게 쉽게 악습에 빠지지 않습니다.
왜 성사 보고 나서 한 시간도 안 되어서...하루도 안 되어서 악습에 빠지느냐?
그건 바로 우상숭배 때문입니다.
우상숭배가 뭡니까?
금송아지 만들어놓고 비는 것이 우상숭배가 아니라고 그랬지요?
하느님 보다 윗자리에 놓는 것, 다 우상입니다.
일년 내내 몸뚱아리, 병에 대한 걱정하고 산다면 몸이 우상입니다.
일년 내내 자식걱정을 한다면 자식이 우상입니다.
일년 내내 돈이 걱정이면 돈이 우상입니다.
자식, 건강, 일용할 양식 내 건강,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행복....
그것을 주시는 분은 누구십니까?
그거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신데
하느님은 저 밑에 자리에 있을 때가 많습니다.
급할 때만 꺼내 쓰는 해결사, 아니면 고급부적입니다.
하느님보다 윗자리에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은 다 우상입니다.
넓은 의미로 우리들은 다 우상숭배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들은 수도 없이 ‘회개하라!’ 는 말을 듣지만
무엇을 참되게 회개해야 되는지 모릅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으면 다 찍혀 불에 던져질 것이다.’
우리는 이 말을 명심해야 됩니다.
주님을 모시기 위해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 됩니다.
‘어~’ 하다 보면 대림절은 후딱 지나가게 됩니다.
대림절은 지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야 됩니다.
대림절은 외적인 것만 아니라 내적인 준비를 잘해야 됨을
우리들이 생각해야 될 화두입니다.
‘나는 천주교신자다.’ 고 말로만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천주교신자가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천주교신자 다운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기적인 마음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변해야 합니다.
교만한 마음에서 겸손한 태도로 바뀌어야 합니다.
소극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마음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늘 부정적이고 과거지향적이고 회의적인 마음에서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변하는 것이 천주교신자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입만 열면 불평불만이 나오는 그 입에서
입만 열면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감사의 말이 나와서
이방인들이 나를 보고 하느님을 찬미하게끔 해야 됩니다.
이것이 바로 대림절을 기다리는 우리 신자들의 모습이 되어야 될 겁니다.
이것이 바로 내적인 준비입니다.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예수님의 성탄은 옵니다.
어떻게 보면 매일매일이 대림절이고 매일매일이 성탄절입니다.
내 말과 행동으로 예수님을 세상에 낳아드려야 됩니다.
성체가 들어와서 내가 예수님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되는 겁니다.
예수님이 된 사람의 말과 행동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를 우리들은 압니다.
특별히 대림절은 은총이 폭포수처럼 내리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탄의 장난이 어느 때보다도 강할 때입니다.
마귀는 우리가 주님 앞으로 은총을 받게끔
그렇게 호락호락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내 가장 가까운 사람을 통하여 내 마음의 평화를 깨고
마음을 뒤집어 놓고, 분노를 일으키게 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가족끼리 대림절은 그러한 시기라는 것을 깨닫고
상대방이 분노할 때 같이 맞받아치는 것이 아니라
온유와 인내로써 기다려주고 침묵하다보면 사탄은
‘아, 이 집은 내가 건드려서는 안 될 집이구나!’
‘이 영혼은 내가 만만하게 볼 영혼이 아니구나!’
몸서리를 치면서 우리 신자 집에서 떠나가게 될 겁니다.
악을 이기는 것은 선이요,
어둠을 물리치는 것은 빛이라고 하는 것을 명심합시다. 아멘
♧ 2009년 12. 06일 -대림 2주일 (느티나무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