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헨델의 경우 ▒
위대한 업적 뒤에는 역경이
동기(動機)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가 헨델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역경의 축복을 감동적으로 깨우쳐준다.
1741년 8월,
나이 들고 빈털터리가 된 헨델은
뇌출혈로 몸의 한쪽 부분이 마비되어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게 되었다.
지난 40년 동안 영국과 유럽에서 오페라 음악의
작곡가로 널리 이름을 떨쳤던 그였으나,
비참하게 허물어진 건강 앞에서는 화려했던
옛 시절의 명성도 덧없는 것일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찰스 기본이라는
한 시인이 그를 방문하였다.
그 시인은 헨델에게 성경 본문을 가지고 작사한 시를
건네주며 그것을 작곡해줄 것을 제안하였다.
헨델은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 시를 읽기 시작했지만,
계속 읽어 내려가면서 점점 그의
얼굴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시인이 인용한 이사야서의
'고난받는 종의 넷째 노래' 중
다음과 같은 말씀을 읽는 순간 어떤 힘이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멸시받고 배척 당한 그는 고통의 사람,
병고에 익숙한 이였다.
남들이 그를 보고 얼굴을 가릴 만큼 그는 멸시만
받았으며 우리도 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이사 53,3)
오늘날 우리가 헨델의 [메시아]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그에게 닥쳤던 반신마비라는 역경 덕분이다.
그 아픔이 없었더라면 그토록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작품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 좋은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