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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317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16 조회수424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대림 제3주간 수요일]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18ㄴ-23

그때에 18 요한은 자기 제자들 가운데에서 두 사람을 불러 19 주님께 보내며,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여쭙게 하였다. 20 그 사람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세례자 요한이 저희를 보내어,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여쭈어 보라고 하셨습니다.”

21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질병과 병고와 악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또 많은 눈먼 이를 볼 수 있게 해 주셨다. 2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들은 것을 전하여라.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23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세례자 요한에 대한 기록 중 4복음서의 공통적인 내용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는 세례자 요한의 증언입니다. 이처럼 복음서에서는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증거하는 분으로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루카와 마태오 기자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한 가지 확인 작업을 더하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고 하였으나 그 분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는 반론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이런 반론을 없애기 위해서 오늘 복음의 필요성을 느낀 듯합니다.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를 주실 때에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요한 1,32-34)고 하였음에도 제자들을 불러서 예수님께 직접 여쭙고 신원을 확인해보라며 제자들을 보낸 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 세례자 요한은 감옥에 갇혀 있었으므로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여 당신이 죽음을 맞이하면 당신의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르도록 제자들에게 예수님을 알려주려는 목적이 아니었을까? 이런 상상도 해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제자들에게 병든 이를 치유하는 것은 물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당신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 속에는 뜻밖에도 지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그리스도 교회가 그리스도 교회인지 아닌지를 분별하는 아주 소중한 말씀이 담겨있습니다.

지금 우리 그리스도교의 교파는 너무나 많아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으며 어느 분은 3천여 교파가 있다고 합니다. 이 모든 교파가 그리스도교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식별할 수 있을까? 십자가만 걸어 놓으면 모두 그리스도교일까? 하느님과 예수님을 자기 방식으로 믿으면 그리스도교일까? 삼위일체와 부활만 믿으면 그리스도교일까? 같은 성경을 사용하면 그리스도교일까? 이도저도 아니면 그리스도교 명칭만 사용하면 그리스도교일까?

이처럼 그리스도교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일조차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들이 믿는 하느님, 예수님과 우리가 믿는 하느님, 예수님과 다른 경우도 무수히 많을 것입니다. 같은 성경을 사용해도 해석이 다르다면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될 것이며, 그리스도교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나라에서 허가받는 것도 아니므로 아무나 사용할 수 있으므로 사이비 교파가 난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사이비로 인정하는 교파는 단 한 곳도 없고 오히려 자신들이 정통이라고 우길 것입니다. 이처럼 그리스도교를 정의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의도 모 교회도 처음에는 이단으로 공격을 받다가 교세가 커지자 지금은 정통으로, 주류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정통과 이단은 교세로 분류해야 할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이므로 ‘힘 있는 자가 정통이다’는 말이 생겨났으며 이런 탓인지 요즘 일부 개신교에서는 심지어 우리 교회마저도 마리아를 섬기는 이단이라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비 그리스도교인 입장에서는 집안싸움으로, 밥그릇싸움으로 여기고 있으므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께 당신의 뒤에 오실 분인지 아닌지를 확인하였듯이 예수님께서도 지상의 교회가 당신의  교회인지 아닌지를 천상에서 확인하고 계실 것이며 어떤 기준으로 당신의 교회를 확인할 것인지를 오늘 복음을 통하여 알려주셨습니다. 당신의 교회는 병들고, 가진 것 없고, 고통 받고,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당신의 교회이고, 가진 자들에게 축복하고 힘 있는 자들에게 아부하는 교회는 당신의 교회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의 정통성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있으며 다른 기준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으로 또 다투므로 교파 간에 분란만 가중시킬 것입니다. 답은 오늘 알려주신 말씀이지만 답이 아닌 것으로 다투면 힘의 논리가 작동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가 저지른 숱한 역사적 과오도 정통성 논란에서 빗어진 일들이며 이런 비극은 예수님께서 오늘 알려주신 정통성의 기준을 어느 교회도 지키지 않고 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달리 해결책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우리 교회가 주장하는 정통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다른 교파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모두가 인정하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곧 오시리라 약속하셨던 예수님께서 새 천년이 두 번이나 지난 오늘에도 재림하지 않으신 것은 당신의 교회가 지상에는 없기 때문이 아닐까하여 이를 반성하는 복음이 되기를 소망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당신의 신원을 굳이 증거할 필요가 없었지만 증거하시며
무수한 교회 중에서 어느 교회가 당신의 교회인지에 대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우리 교회가 주님의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아픈 자들과 소외받은 자들과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당신의 교회가 아니므로 주님께서 재림하지 않고 있사옵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자녀가 되어 주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회개와 깨우침의 성령님을 보내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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