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8일 대림 제3주간 금요일
Joseph, son of David,
do not be afraid to take Mary your wife into your home.
For it is through the Holy Spirit
that this child has been conceived in her.
She will bear a son and you are to name him Jesus,
because he will save his people from their sins.
(Mt.1.20-21)
제1독서 예레미야 23,5-8
복음 마태오 1,18-24
어느 회사의 신입사원 면접시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면접관이 얼굴 긴 응시자를 바라보며 이러한 질문을 던졌답니다.
“거기 얼굴이 필요 이상으로 긴 친구, 자네는 머저리와 바보가 어떻게 다른지 아는가?”
면접관은 이 청년이 화를 내리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그 청년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그럼요. 결례되는 질문을 하는 쪽이 머저리고, 그런 말에 얼굴 붉히며 대답하는 쪽이 바보입니다.”
이 청년의 지혜로움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렇게 결례되는 질문을 하는 면접관에게 곤란함을 주는 것은 물론, 자신이 그러한 질문에 얼굴 붉히며 대답하는 바보는 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으니까요.
사실 예의 없는 어떤 사람의 행동에 대한 불쾌감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 나의 모습은 어떠했나요? 얼굴을 붉히는 것은 물론 마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미움으로 부정적인 생각들이 가득하지 않았습니까? 분명히 잘못을 했고 문제가 있는 사람은 그 예의 없는 사람인데, 부정적인 생각들로 힘들어 하는 것은 바로 내가 된다는 것. 이런 상태가 결국 바보가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어떠한 상태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즉, 부정적인 마음으로 힘들어지는 바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간직하면서 흔들리지 않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함께 하시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긍정적인 마음을 간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요셉 성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인은 함께 살지도 않았는데 약혼녀 마리아가 아기를 잉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물론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했다고는 하지만, 이제까지 그런 사람이 단 한 번도 없었던 상황에서 그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지요.
내가 요셉 성인의 입장이라면 어떠했을까요? 마리아에 대한 불신과 함께 이런 상황이 자신에게 닥친 것에 대한 불평불만이 가득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셉 성인은 역시 예수님의 아버지십니다. 이렇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뜻에 맞게 행동하십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들은 꿈에서 꾼 것을 다 믿습니까? 꿈은 꿈일 뿐이라고 하면서, 그냥 무시할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요셉 성인은 이 상황에서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기에 꿈의 지시대로 마리아와 예수님을 받아들이십니다.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 믿음을 통해서만이 바보가 아닌 지혜로운 사람, 하느님의 뜻에 맞게 행동하는 참된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행복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너무 큰 행복을 기대하는 마음이다.(폰트넬르)
인생을 망친 장본인(‘행복한 동행’ 중에서)
촉망받는 피아노 연주자가 있었다. 그녀는 일곱 살 무렵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듣고는, 그 감동을 잊지 못해 남은 인생을 전부 피아노에 쏟기로 결심했다.
한창 기량을 키워 가던 어느 날, 그녀는 그 피아니스트가 제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걸음에 달려가 오디션에 임했다. 만족스런 연주였다고 자부했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답변은 싸늘했다.
“당신의 연주에선 별다른 재능이 느껴지지 않는군요. 피아니스트로 성공하긴 글렀어요. 그만 돌아가요.”
그녀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나머지, 그 길로 집에 돌아와 피아노를 그만둬 버렸다.
평범한 중년 여성으로 살아가던 어느 날, 그녀가 사는 마을에 예전의 그 피아니스트가 찾아와 연주회를 열었다. 문득 수년 전의 수모가 생각난 그녀는 피아니스트에게 찾아가 따져 물었다.
“당신이 내 인생을 망쳐 놓았어요! 당신만 아니었다면 난 지금처럼 살진 않았을 거라고요!”
놀랍게도 피아니스트는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군요. 연주가 인상 깊어 기억하고 있지요. 당신 연주는 아주 뛰어났어요.”
“그런데 왜 그런 모진 말을 했죠?”
“난 모든 기대주들에게 똑같은 말을 합니다.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기 위해선 남이 뭐라 하건 스스로를 믿는 믿음이 필요하니까요. 당신이 내 말 때문에 피아니스트의 길을 포기했다면, 분명 그 뒤 연주가에게 따르는 비난과 혹평도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당신의 인생을 망친 건 내가 아니라 나약한 당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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