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월 24일 대림 제4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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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12-24 | 조회수921 | 추천수20 | 반대(0) 신고 |
12월 24일 대림 제4주간 목요일-루카 1장 67-79절
“그때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는 성령으로 가득 차 이렇게 예언하였다.”
<아침마다 즈카르야의 노래를>
대 침묵 피정을 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요즘 여러 수도회나 교구에서 종신서원이나 사제품을 앞둔 후보자들에게 의무적으로 대 침묵 피정을 시킵니다.
하루 이틀, 사흘은 그럭저럭 참을만한데, 일주일, 열흘, 사십일 대 침묵 피정, 어떤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큰 괴로움입니다.
특히 차 한 잔 앞에 두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담소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술 한 잔씩 들이키며 ‘술술’ 풀어놓아야 쌓인 것이 풀리는 사람들에게 있어 ‘대 침묵’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10개월간의 대 침묵 피정에 참석했습니다. 그 10개월 동안 얼마나 할 말이 많았을까요? 억울한 심정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타의에 의해서 10개월 동안 말을 못하게 되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그런 즈카르야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과 더불어 10개월 만에 혀가 풀리고 말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10개월 만에 말을 하게 된 즈카르야가 내뱉은 첫마디 말은 무엇이었을까요? 억울한 일을 당했음에 대한 투덜거림이었을까요? 강한 분노의 표출이었을까요? 자신이 뭐 그리 큰 잘못을 했다고 그렇게 강한 벌칙을 주셨냐며, 하느님께 따졌을까요?
모두 아니었습니다. 즈카르야의 입에서 터져 나온 첫 마디는 하느님의 위대하심과 하느님의 능력과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찬가 ‘즈카르야의 노래’였습니다.
저희 수도자들은 매일 아침기도 때 마다 즈카르야의 노래를 바칩니다. 즈카르야의 노래는 구약을 완성하기 마지막 대예언자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하느님께 감사하는 노래입니다. 동시에 메시아의 탄생을 고대하는 희망의 노래입니다. 이런 희망과 환희와 감사로 가득 찬 ‘즈카르야의 노래’와 더불어 하루를 힘차게 시작하라는 의미에서 아침마다 이 노래를 바치는 것입니다.
즈카르야의 노래는 세례자 요한 탄생 사화의 결론입니다. 즈카르야 노래의 작곡자는 하느님이십니다. 작사자는 성령이십니다. 즈카르야의 노래는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찬 즈카르야의 신앙고백입니다.
즈카르야의 ‘깨어남’은 하느님의 영광과 능력을 찬미하는 ‘즈카르야의 노래’로 연결됩니다.
즈카르야가 찬미가를 부르는 순간은 그간 지니고 있었던 모든 불신과 의혹의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입니다. 즈카르야가 환희의 노래를 부르는 순간은 자기중심적 삶을 넘어 참된 하느님의 사제로 거듭나는 순간입니다.
우리가 매일 아침 눈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은 또 다른 ‘즈카르야의 노래’를 부를 순간입니다. 그 순간은 다시금 자비하신 하느님 앞에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새 출발의 순간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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