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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찬미 받으소서'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4 조회수534 추천수3 반대(0) 신고

 찬미 받으소서(루가1,67-79)

 -유 광수신부-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성탄 하루 전 날을 맞이하였다.
예수님이 탄생하시는날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무슨 말을 해야하는 것인지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오늘 복음에서 즈가리야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는 즈가리야의 노래를 들으면서 "아, 그래 맞아 ! 이 말을 하고 싶었는데 내 마음을 잘 표현하였네"라고 공감하게 될 것이고 또 "아, 예수님의 탄생이 우리에게 이런 큰 축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구나!"하고 새롭게 깨닫게 되기도 할 것이다. 오늘 복음을 그런 입장에서 다시 한번 잘 음미해주기를 바란다.
68-75절까지의 내용을 잘 음미해보면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게 베풀어 주셨던 하느님의 축복에 대해서 그리고 앞으로 우리에게 주실 축복에 대해서 찬미를 드리고 있다.
 
즈가리야는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라고 우선 하느님을 찬미하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찬미를 드린다는 것은 맹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찬미를 드려야 할 구체적인 내용들이 있는 법이다. 즈가리야는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비푸신 큰 은혜를 생각하면서 찬미를 드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찬미는 즈가리야가 개인적인 일로 찬미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모든 인류에게 베풀어 주셨던 커다란 은혜에 대해 찬미를 드리는 것이다.

 

즈가리야가 하느님을 찬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느님이 잊지 않으시고 그 동안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아주 섬세하게 준비해 오셨고 당신의 계획대로 모든 일을 진행시켜 오신 것을 시므온이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루가2,29-30)라고 말한 것처럼 즈가리야도 구원을 자기 눈으로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하느님을 찬미드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찬미드리는 마음이 곧 성탄을 맞이하는 마음이다. 찬미드리는 그런 마음이 되려면 우리도 하느님께서 무슨 일을 하셨는지 알아야 한다. 모르면 찬미드릴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성탄을 맞으면서고 무관신한 것은 구체적으로 아기 예수님이 왜 오셔야 했는지 그리고 아기 예수님이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하실 분이신 지를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신앙인은 하느님이 나를 위해서 놀라운 일을 하신 것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하느님께 찬미드리는 사람이다. 신앙인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세계 즉 하느님이 역사하고 계신 또 다른 세계를 보고 따라 가는 사람이다. 하루하루 그냥 흘러가는 시간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 역사가 실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역사임을 그리고 그것은 바로 나를 위한 선물임을 알고 감사드리며 찬미드리는 사람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 동안 하느님이 어떻게 역사해 오셨는지를 되돌아 보면서 우리도 찬미드리는 마음으로 성탄을 맞이하도록 하자.

그 동안 하느님이 무엇을 준비해오셨는가? 한 아기가 금방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아기가 태어나려면 잉태하고 완전한 인간으로 완성되기 위해서 임산모의 뱃속에서 10개월 기간동안 자라야 하듯이 메시아이신 아기 예수님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하루 아침에 아무런 준비없이 태어나시는 것이 아니다. 메시아가 탄생하기 위해서 하느님은 아주 오래 전부터 준비해오셨고 이제 때가 되어 탄생하시게  된 것이다.

 

68-75절까지는 그 동안 하느님이 해 오셨던 일을 열거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고 있다. 그 일이란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예로부터 말씀하신 대로 우리 원수들에게서, 우리를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조상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습니다. 이 계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로 원수들 손에서 구원된 우리가 두려움 없이 한평생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의롭게 당신을 섬기도록 해 주시려는 것입니다."
76-77절까지는 장차 오실 메시아의 선구자로 요한 세례자가 해야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요한이 장차 할 일은 "주님의 길을 준비하고" "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는 것"이다.
78-79절까지는 장차 오실 메시아 즉 아기 예수님이 오셔서 하실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예언하고 있다. 즉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시어 이 세상에서 하실 일은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시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하느님의 구원역사를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하느님은 모든 일을 이미 계획하셨고 그 계획대로 이루어 가고 계신다는 것이다. 하느님은 아무 때나 어떤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하지도 않으시고 즉흥적으로 아무렇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모든 일을 다 영원으로부터 계획하셨고 그 계획에 의해 일을 진행시키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의 길은 이미 다 짜여져 있고 그 길을 한 발짝 한 발짝 걸으시고 실행시켜 나가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예로부터 말씀하신 대로",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습니다.","이 계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로" 등 아기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 이미 당신이 친히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고 그 말씀하신 대로 이루고 계신다는 것이다.

 

오늘 복음을 보면 과거 동사가 있고 미래 동사가 혼합되어 있다. 즉 이미 이루신 일이 있고 앞으로 이루실 일들이 예언되어 있다.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 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의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라고 미래형이다. 그러나 지금은 2000년 전 아기 예수님의 탄생으로 이미 이 예언이 완성되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있어서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이다. 즉 우리는 장차 오실 메시아를 기다리는 시대에 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아기 예수님은 오셨고 우리는 이미 메시아가 오시면 이루시겠다고 한 약속이 실현되고 있는 은혜로운 시기에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우리가 오늘 성탄을 맞는 것은 아직 탄생하지 않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예수님이 탄생하셔야 할 구유를 준비해왔고 그리고 드디어 내 안에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찬미드리는 날이어야 한다.  성탄을 축하드리며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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